[인물주가/하한가]입시부정으로 구속된 남진씨 부인

  • 입력 2001년 1월 12일 11시 47분


'사진속의 이 사람은 누구?'

머리카락 한올 보이지 않으니 알아보는게 무리다. 사진속 '미이라 패션(?)'의 주인공은 가수 남진씨의 부인 강모씨이다.

강씨는 입시브로커에게 4만5000달러를 주고 미국 고교의 졸업증명서, 출입국사실증명서 등을 허위로 만들어 세 딸을 대학에 부정입학 시킨 혐의로 구속됐다.

검찰이 11일 밝힌 부정입학생은 12개대 46명으로 대부분 서울 강남과 용산구 이촌동 등에 사는 중상류층이다.

부정입학생 아버지의 직업은 의사(4명) 지방대교수(2명) 연예인 (1명) 증권사지점장(1명) 벤처사업가 등이 대부분.

이번 재외국민 대학특별전형 부정입학 사건은 돈으로 대학졸업장을 사려는 그릇된 풍토가 아직도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다는 점에서 뒷맛이 씁쓸하다.

물론 부모로서 자식을 사회의 낙오자로 만들지 않겠다는 절박감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식을 대학에 넣는다고 해서, 그들의 인생이 행복해지는건 아니다.

입시부정은 기본적으로 '내 자식만 잘되면 그만'이라는 이기적인 사고가 깔려있는 행위이다.

대학 역시 신입생 선발을 형식적으로 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외국어 인터뷰는 고사하고 서류확인을 하지 않은 대학도 수두룩했다고 한다. 외국의 대학을 다닌 것처럼 서류를 위조해 국내 대학에 편입학한 경우도 있다고 하니, 우리대학의 입시 행정 수준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대학의 졸업장'이 '사회의 우등생'을 증명해주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사회의 우등생은 부모가 '돈'으로 만들 수 없다. 그건 오로지 자식들의 몫이다. 대학 졸업장이 없어도 아름답게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는 많다.

최용석/ 동아닷컴기자 duck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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