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일본증시 외국인 매도공세

  • 입력 2001년 1월 11일 18시 25분


새해 들어 주가 환율 등 일본의 경제 지표가 나빠지고 있다. 도쿄(東京)증시는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엔화 매물이 쏟아지면서 엔화가치가 거듭 떨어지고 있다.

▽주가 하락〓올 들어 미국 나스닥지수가 세 차례 오르고 서울 홍콩 대만 등 아시아증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일본 증시는 지속적인 하락세다.

10일 나스닥지수는 3.39% 올랐지만 11일 도쿄증시 닛케이평균주가는 전날보다 231.58엔(1.72%) 떨어진 13,201.07엔으로 마감됐다. 올 들어 최저치였다.

3일 미국 연방준비위원회가 금리인하를 단행해 나스닥지수가 사상최대폭인 14.7% 상승하고 다우존스공업지수도 올랐지만 다음날 닛케이지수는 오히려 0.68% 떨어진 13,691.49엔을 기록했다. 당시 아시아증시는 일제히 오름세였다. 9일 나스닥지수가 1.89% 올랐지만 다음날 닛케이지수는 1.6% 하락했다.

▽엔저 가속화〓11일 도쿄외환시장에서는 달러당 엔화환율이 전날보다 0.27엔 오른 116.80엔 안팎에서 거래돼 엔화가치가 1년반 만에 최저수준에 육박했다. 엔화가치는 지난해 11월부터 하락세가 두드러지기 시작해 현재까지 9% 이상 떨어졌다.

지난해 하반기만 해도 달러당 105∼110엔을 유지했던 엔화가 최근 급격히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일본의 경제전망에 대한 불안감 때문. 120엔대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엔저 현상이 일본의 수출을 늘리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BPN파리바증권의 고노 류타로(河野龍太郞) 수석연구원은 “엔화환율이 120엔대로 안정되면 수출이 늘고 이에 따른 설비투자도 늘어나 올해 국내총생산(GDP)은 0.4% 추가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같은 엔화가치 하락은 일본과 수출경쟁을 벌이는 한국으로서도 달갑지 않은 일이다.

▽어두운 전망〓지난해 하반기 회복세였던 일본경제는 올 들어 경기후퇴 조짐이 뚜렷해졌다. 일본정부가 10일 발표한 11월 경기동향지수는 42.9%. 경기가 현상을 유지했음을 가리키는 수치인 50% 밑으로 지수가 떨어진 것은 1년7개월 만이다.

정부는 일시적 현상으로 본다. 그러나 금융불안이 이어지고 있는데다 3월말 결산을 앞두고 각 기관이 주식을 대거 팔 것으로 보여 주가가 더욱 하락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많다. 또 엔저현상이 계속되면 외국인 투자가의 주식 매도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외국인 투자가가 순매도한 주식은 2조3600억엔(약 26조원)어치로 91년 이후 최대규모였다.

<도쿄〓이영이특파원>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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