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e&focus]속 편치않은 이인제…JP와의 관계 고심

  • 입력 2001년 1월 7일 19시 11분


민주당 이인제(李仁濟)최고위원은 ‘의원 꿔주기’ 사태와 ‘안기부 돈 선거자금 유입’ 사건을 계기로 ‘3김(金)+1이(李)’가 각축하는 정국 구도가 형성되자, 장고(長考)에 돌입한 듯한 모습이다.

‘3김정치 청산’은 이최고위원이 97년 대선 때부터 강조해 온 것. 특히 자민련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와의 관계는 신경이 쓰이는 대목이다. 8일 ‘DJP회동’을 바라보는 이최고위원의 심경이 다소 복잡할 것 같다.

▼총선때 "JP는 지는 해" 공격▼

JP가 오래 전부터 이최고위원을 마땅치 않게 생각해 왔기 때문이다. 이최고위원이 대선 패배 후 미국에서 공부하다 98년 귀국, 당시 총리였던 JP에게 귀국 인사 차 면담을 요청했을 때도 JP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었다.

작년 4월 총선은 두 사람의 관계를 더욱 악화시켰다. 충청권을 자신의 텃밭으로 만들기 위해 논산에서 출마한 이최고위원은 JP의 자민련과 충돌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이최고위원은 곳곳에서 JP를 ‘지는 해’에 비유했었다.

그러나 JP는 이최고위원의 차기 대선 전략에 결정적인 변수가 될 수밖에 없다. DJP공조가 대권 공조로까지 진행된다면 더더욱 그렇다. 그래서 민주당에서 자민련으로 건너간 송석찬(宋錫贊) 송영진(宋榮珍)의원, 그리고 자민련 내 ‘친(親)이인제’ 의원들을 고리로 JP와의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하는 사람들이 많다. 송석찬의원이 “이인제후보를 만들기 위해 자민련으로 간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DJP+영남후보論' 경계▼

이와는 상반되는 여권 내 기류도 있다. 여권 일각에선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는 ‘DJP+영남후보’로 구도를 짜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최고위원 진영이 최근 정국이 ‘3김+1이’구도로 흘러가는데 대해 “뭔가 고도의 전략이 숨어 있는 것 같다”며 경계하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최고위원은 이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최고위원의 복잡한 속내와는 관계없이 ‘제2차 DJP공조 체제’의 출범으로 JP와는 일단 ‘같은 편’이 됐다는 사실이다.

이최고위원의 향후 행보와 선택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는 것은 이 때문이다.

<김창혁·윤영찬기자>ch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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