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세터야? 공격수야?"

  • 입력 2001년 1월 6일 18시 54분


“이러다가 세터가 최다 득점을 기록하는 것 아니야?”

현대자동차와 LG화재의 경기. LG화재의 함용철이 2단 공격을 잇따라 성공시키자 경기를 지켜보던 관계자들이 농담처럼 한마디씩 던졌다.

함용철은 이날 ‘세터 본연의 임무’와는 거리가 멀게 느껴질 만큼 많은 점수를 올렸다. 함용철은 특히 3세트에서만 서브 리시브를 곧바로 상대 코트에 꽂아 넣는 2단 공격과 스파이크로 5득점했다. “한 세트에서 세터가 기록한 역대 최다 득점이 아니냐”는 말이 나왔을 정도. 함용철은 이날 7차례의 공격 시도 중 6차례를 성공시켜 85.7%의 공격 성공률까지 기록해 공격수들을 무색케 했다.

이에 ‘자극’을 받은 듯 현대자동차의 세터 강병화도 두 차례의 공격을 시도해 이 중 한 차례를 성공시켰다.

그러나 ‘세터의 공격’에 대해서는 찬반의견이 엇갈렸다. 상대의 허를 적절히 찔렀다는 점은 긍정적인 측면이지만 좋은 서브 리시브가 올라왔을 때 공격수들의 완벽한 기회를 무산 시켰다는 점에서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 하지만 이날 관중이 여느 때와는 다른 세터의 ‘묘기’를 보며 배구의 재미를 한껏 느꼈던 것만큼은 사실이었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는 두 차례나 발로 상대의 공격을 받아내는 ‘진기’도 연출돼 더욱 관중의 흥미를 끌었다.

<주성원기자>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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