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김병지-칠라베르트 "골넣는 골키퍼를 보라"

  • 입력 2000년 12월 31일 17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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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량차는 있지만 해볼만 하다."

한국축구대표팀 수문장 김병지(30·울산 현대). 3일 오후 7시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한일올스타 대 세계올스타전에서 세게올스타팀의 파라과이출신 괴짜 골키퍼 호세 루이스 칠라베르트(35·프랑스 스트라스부르)와 첫 대결을 벌이는 그의 소감이다.

칠라베르트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슈퍼스타. 98년 프랑스월드컵때 파라과이가 결승토너먼트에 진출하는데 주역이었고 94년 토요타컵대회에서는 이탈리아 AC밀란을 격파하고 세계제패를 이루는데 일등공신이었다. 96년 골키퍼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남미 최우수선수에 뽑힌데 이어 올 파라과이 '올해의 선수'로 뽑힌 것도 스트라이커를 능가하는 팀 공헌도 때문.

칠라베르트는 '골넣는 골키퍼'의 원조. 89년 국가대표팀에 발탁된후 역대 월드컵 예선 11경기에서 2골을 넣었고 지난해 11월30일에는 아르헨티나 프로리그에서 페널티킥으로 해트트릭을 넣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폼생폼사' 김병지 역시 이에 못지않다. 98년 포항스틸러스와의 플레이오프전에서 짜릿한 헤딩골을 넣어 팀의 챔피언결정전을 이끌었고 올해도 페널티킥으로 2골을 기록했다.

특히 김병지는 4월 한일전이후 근 8개월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이번 한일전에서도 일본의 페널티킥을 막아내는 순발력을 선보이며 그간의 공백기를 단번에 메웠다. 한일전 직후 고질인 허리 정밀진단을 받은 결과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라는 판단을 받아 컨디션도 상승세를 타고 있는 상태.

김병지는 세계수준과의 기량차를 겸허하게 인정한다. "경기 흐름을 읽는 감각과 순간 센스가 아무래도 부족하다. 아직 80% 수준에 못미치고 있다."

그러나 김병지는 큰 경기와 위기에 강한데다 그간 실점 순간의 공수 움직임을 세밀하게 분석해왔다.

그는 "월드컵과 마찬가지로 이번 대회 역시 내 기량을 입증할 좋은 기회"라며 "그간 대표팀 주전 경쟁에서 줄곧 밀려나 있었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역시 김병지라는 평가를 재확인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병지는 이날 기회만 주어지면 골도 기록해보고 싶다는 욕심을 강하게 내비치고 있어 두 괴짜 골키퍼가 벌일 이색 맞대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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