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불황 비명속 21억짜리 아파트 등장

  • 입력 2000년 12월 27일 18시 32분


<<올 주택시장에서도 의미있는 ‘최고’ 기록이 잇따라 쏟아졌다. 집값 상승률, 청약경쟁률, 매매가, 분양권 프리미엄 에서 최고 기록을 세운 아파트들은 주택시장 변화를 상징적으로 드러낸 사례들. 362대 1의 청약경쟁률(LG한강빌리지 27평형)은 투기성 청약추세를 분명하게 드러냈고, 부동산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2억원 남짓 분양권 웃돈이 붙은 도곡동 삼성아파트는 ‘강남 새 아파트’의 저력을 느끼게 했다. 각 분야 최고 기록을 통해 올 아파트시장을 분석하고 2001년 시장을 내다본다.>>

▽가격 상승〓서울 강남구 대치동 주공 고층 23평형이 연초 2억5500만원에서 3억7250만원으로 무려 46% 값이 뛰어 최고를 기록했다. 31평형과 34평형도 비슷한 수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처럼 높은 인기를 누릴 수 있었던 것은 재건축에 따른 기대심리가 작용했기 때문.

이 아파트는 올 5월 안전진단 결과 재건축을 해야한다는 결과가 나왔고, 10월에 시공사(동부건설) 선정, 12월 중순 조합승인이라는 호재가 있었다. 그리고 이 때마다 어김없이 가격이 큰 폭으로 뛰었다.

이 아파트는 내년 4월중 사업승인을 따내는 것을 목표로 최근 강남구청에 건축심의 신청을 냈다. 철거를 위한 이주작업은 내년 5월로 예정됐고 내년 11월 중 조합원분을 제외한 나머지 아파트가 일반분양될 계획이다.

▽청약경쟁률〓‘362.3대 1’. 6월 서울 5차 동시분양 때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LG한강빌리지 27평형이 41가구 모집에 1만4856명이 청약, 최고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외환위기 이후 공급된 아파트 중 가장 높은 경쟁률.

이 아파트 27평형은 ‘수요층이 풍부한 소형 평형, 한강 조망권, 브랜드 이미지’ 등 프리미엄 형성을 위한 조건을 모두 갖췄기 때문에 웃돈을 노린 투자성 청약이 집중된 것으로 분석된다. 27평형 로열층의 웃돈이 8000만원을 호가한다. LG한강빌리지는 중대형 평형도 최고 86.4대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매매가〓올 6월 입주를 시작한 서울 서초구 서초동 107평짜리 삼성 ‘가든스위트’가 매매가 21억5000만원(평당 2009만원)으로 단연 최고. 전세금도 9억원 수준이어서 웬만한 아파트 3, 4채 값이다.

지상 23층 3개동에 72∼107평형 141가구가 있다. 지하에는 가구당 5∼7대를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과 골프연습장 등 체육 및 주민복리시설이 마련됐다. 지상 1층 일부에도 휴게실 로비 등이 있다.

지하철 2호선 강남역에서 걸어서 5분거리. 뉴코아백화점 킴스클럽 등 쇼핑시설과 강남성모병원 국립도서관 예술의전당 국립국악원 등 생활편의시설도 가깝다.

지상 1층은 휴게소 산책코스 분수대 놀이터 등으로 100% 공원처럼 꾸미고, 호텔식 S자형 설계로 품격을 최대한 높였다. 내부도 집안에서 호출할 수 있는 고속 엘리베이터, 음식물 탈수기, 쓰레기 고속발효기 등에 최고급 마감재를 사용했다.

▽프리미엄〓내년 10월 입주예정인 서울 강남구 도곡동 삼성래미안 47평형이 분양가 4억3282만원에 매매가는 6억2500만원을 기록해 수위를 차지했다. 지방에서는 같은 평형의 아파트를 사고도 남을 1억9218만원의 프리미엄이 형성된 것.

도곡 주공아파트를 재건축, 20∼24층짜리 10개동으로 다시 태어난다. 24∼47평형 총 732가구 중 일반분양은 397가구.

녹지율 31%로 단지 전체에 푸른 빛이 감도는 아파트. 지하철 3호선 도곡역까지 걸어서 5분. 남부순환도로와 인접, 강남 강북 어디나 쉽게 닿을 수 있다. 동쪽으로는 개포동 대모산, 남쪽으론 양재동 우면산이 단지를 둘러싸고 있다.

<정경준·황재성·이은우기자>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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