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말 들으라 그랬지?"…6개구단 입장 단호

  • 입력 2000년 12월 20일 18시 50분


이제 어떻게 될까.

선수협 주축 세력에 대한 각 구단의 ‘보복성 방출’이 단행됨에 따라 사실상 ‘생존권’을 박탈당한 선수협 팀대표 6명의 향후 거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6개 구단의 이번 조치는 단순한 ‘엄포용’만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88년말 롯데가 당시 선수노조를 주창했던 부산의 간판스타 최동원(현 한화코치)을 삼성에 트레이드하는 극약 처방을 내렸을 때보다 이번 조치를 내린 6인 구단사장의 모습은 더 비장하다.

날로 늘어가는 재정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각 구단에선 이른바 ‘시범 케이스’로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못을 박아 두자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SK 안용태 사장은 “선수협에 가입한 선수에 대해 인간적인 배신감마저 느낀다”고까지 표현했다.

6명의 선수가 해외 진출이 가능한 자유계약선수가 됐다고는 하지만 당장 해외에 나갈 형편도 아니다. 회장 송진우는 34세의 나이가, 박충식은 부상 후유증이 걸림돌이다. 나머지 4명은 타자라는 핸디캡을 안고 있다. 선수협의 이호헌 부회장은 “야구 천재라는 이종범도 일본에서 힘든 생활을 하고 있는데 일본 프로야구에서 이들을 받아줄 리가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법적인 대응도 그리 만만해 보이지는 않는다. 130년 역사의 미국 프로야구에도 헌법을 초월하는 악법이 남아 있다. 3월 문화관광부에서 중재 결정을 내렸던 것처럼 선수협에서 제소를 한다 해도 해답을 쉽게 얻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6명의 선수는 최악의 경우 모든 것을 잃더라도 가장 중요한 팬의 사랑과 시민단체의 전폭적인 응원을 받을 것만은 분명하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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