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명광고]국경없는 의사회…전쟁의 참혹함 생생

  • 입력 2000년 12월 18일 18시 27분


지난 10일 김대중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던 노르웨이 오슬로. 1년 전 이곳에선 ‘국경없는 의사회(Medecins Sans Frontieres)’가 같은 상을 받았다.

‘국경없는 의사회’는 지난 71년 나이지리아에서 일어난 비아프라 전쟁의 참상을 목격한 프랑스의 젊은 의사들이 설립했다. 벨기에 브뤼셀에 본부를 두고 있는 이 단체는 어떠한 정부나 기관, 정치, 경제, 종교의 간섭도 받지 않는 독자적인 의료구호활동으로 명성이 높다. 지금도 3000여명의 의사, 간호사, 행정요원과 1만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세계 각처에서 전쟁과 질병, 자연재해 피해자들을 위해 봉사활동을 펴고 있다.

‘국경없는 의사회’는 미국과 스페인, 네덜란드, 스위스, 룩셈부르크 등 20개국에 지부를 두고 있다. 오늘 소개하는 광고는 스페인에서 제작된 것. 94년과 97년 두차례에 걸쳐 대량학살이 벌어졌던 아프리카의 르완다(Rwanda)와 93년 60만명의 난민의 발생했던 부룬디(Burundi)가 바로 그 무대다.

아프리카를 상징하는 검은 피부. 포연과 햇볕에 그을린, 피로 얼룩진 피부가 칼로 도려져 있다. 서툰 솜씨로 꿰매진 상처는 전쟁의 잔혹함을 그대로 대변한다. 그렇게 봉합된 상처는 두 지역의 국경선이 되고 각각의 영역에는 국가의 이름이 써 있다. 처참한 분쟁 지역, 전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돌보기 위해 ‘국경없는 의사회’는 총탄이 빗발치는 전장으로 달려갔다.

이제 우리나라에도 국경없는 의사회가 생길 모양이다. 지부 설립을 협의하기 위해 장 에르베 브라돌 회장이 최근 한국을 찾았다고 한다. ‘나는 내 능력에 따라 병자를 돕기 위해 치료법을 사용할 것이다. 결코 환자에게 상처를 주거나 해를 끼치지 않을 것이다’라는 히포크라테스 선서가 우리나라 의사들을 통해서도 빛을 발하길 기대해 본다.

양 웅(금강기획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woong@diamon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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