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따라잡기]"그린스펀, 이번엔 부시요청 수용할까"

  • 입력 2000년 12월 18일 11시 37분


18일로 예정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당선자와 앨런 그린스펀 연준리(FRB)의장의 회동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19일 열리는 시장공개위원회(FOMC)를 하루 앞두고 양 당사자가 만나는 것이어서 시장의 관심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관심의 대상은 물론 부시의 '금리인하 요구'이며 이를 그린스펀이 '수용'할 것이냐 여부다.

현재로는 경기 활성화를 위해 부시가 그린스펀 의장에게 금리인하를 요청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부시 당선자가 인플레 위협이 상존하는 가운데 심각해지고 있는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그린스펀에게 '조기 금리인하' 카드를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부시 당선자의 부친인 조지 부시 전 대통령도 지난 91년 재임 당시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당시 그린스펀 의장에게 금리의 조기인하를 요구했었다.

그린스펀 의장은 당시 부시 대통령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었다. 아울러 그린스펀 의장은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과 빌 클린턴 현 대통령의 금리인하 요구도 받아들인 것이 없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린스펀이 부시 당선자의 요구를 거절하기 보다는 '수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만 시기와 인하 방법에서 다른 대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린스펀으로서는 미국경제에 인플레 위협이 상존하는 것은 분명하고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서는 금리인하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 7일 대통령 선거 후 법정공방을 벌임으로써 정통성이 취약해진 부시 당선자의 부탁을 냉정히 거절하기도 공화당원으로서 부담스런 대목이다.

월가의 전문가들은 그린스펀이 제시할 다른 대안으로 '조기의 금리인하'보다는 '조기 통화정책 변경 후 금리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통화정책을 현재의 '긴축'에서 '중립'으로 바꾼 뒤 사태의 추이를 보아가며 금리인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따라서 금리인하 시기는 빠르면 내년 1월30,31일에 열리는 내년 첫 FOMC, 또는 3월의 회의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부시 당선자가 그린스펀에게 당부해야할 또 하나의 부탁은 그의 공약(公約)인 소득세 감면정책을 지지해달라는 것이다.

부시 당선자는 미국경제를 침체국면으로 빠뜨리지 않기 위해 국민들을 상대로 경제정책의 핵심인 감세정책의 강력한 추진이 긴요하다는 점을 적극 설득시킬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금융정책의 최고책임자인그린스펀 의장은 감세정책에 비판적인 입장을 취해왔으며 막대한 예산흑자분을 감세가 아닌 국가채무를 갚는데 먼저 사용해야 한다는 견해를 갖고 있다.

부시 당선자는 앞으로 10년에 걸쳐 1조3000억달러에 달하는 감세를 실시할 경우 기업과 가계의 가처분소득을 증대시키고 그것이 소비와 투자로 연결돼 미국경제를 성장궤도에 계속 남게 할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방형국<동아닷컴 기자>bigjo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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