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증시]첨단 기술주와 굴뚝주 엇갈리는 명암

  • 입력 2000년 12월 13일 11시 10분


연일 미국의 첨단기술주가 실적악화경고를 내 놓으면서 이들에 대한 평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첨단기술주의 대표주자인 컴팩과 굴뚝주의 대표주자인 제너럴일렉트릭이 같은 시기 실적 전망치가 발표돼 엇갈리는 명암을 나타냈다.

◆첨단기술주와 굴뚝주의 한판대결

12일(미국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는 두 개의 기업이 나란히 4/4분기 실적을 예고하는 기사가 실렸다. 하나는 첨단주의 대표주자인 컴팩컴퓨터, 다른 하나는 굴뚝주의 대표주자인 제너럴일렉트릭(GE)이었다.

컴팩은 게이트웨이, 애플, 인텔, AMD에 이어 또다시 실적악화 경고를 내놓는 첨단기술주가 됐다. 이 날 세계 최대의 컴퓨터 제조업체인 컴팩은 PC의 수요둔화로 당초 기대매출액보다 8∼10%하락한 112억달러에서 114억달러 사이의 매출액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 회사의 최고경영자인 마이클 캐팰라스는 지난 주 만해도 PC판매의 호조로 4/4분기 실적이 월가의 기대치에 부합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한 주만에 자신의 말을 번복해야 했다.

월가의 기대에 부응해 투자자들을 안심시킨 기업은 굴뚝주의 대표 제너럴일렉트릭이었다.

GE회장 존 F.웰치 주니어는 지난 10월 인수에 합의한 하니웰 인터내셔널의 4/4분기 실적전망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올 4/4분기와 2001년 실적이 월가의 기대치에 부합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퍼스트콜 톰슨파이낸셜에 따르면 GE의 올해 평균수익률이 주당 1.27달러를 기록해 작년보다 19%이상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웰치회장은 또 내년 미국경제가 침체기에 들어가도 10%이상의 주당 순이익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해 각종 전망치를 하향조정한 첨단기술주와 대립되는 모습을 보였다.

◆증시전문가들의 대립

미국 증시전문가들의 경우 첨단기술주가 저 평가 돼 있다는 진영과 반대로 고평가 돼 있다는 진영의 논쟁이 치열하다.

기술주가 저평가 돼 있다는 진영의 대표적인 전략가는 애비 조셉 코언. 월가의 여장부라고 불릴 만큼 월가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그녀는 올 하반기 여러 차례 첨단기술주가 저평가 돼 있다며 매수추천을 적극 권유했다.

지난달에는 기술주와 텔레콤주에 대한 포트폴리오 비중을 늘릴 것을 충고하기도 했다.

코언과 정반대의 입장에 JP모건의 더글라스 크리고트가 있다. 그는 올해 초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이 기술주에 대한 장미 빛 전망을 내 놓을 때 이들이 너무 고 평가 돼 있다며 하반기 하락세를 예측했고 이는 정확히 일치했다.

기술주 고평가의 원인으로는 투자자들이 너무 높은 수익기대치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신경제의 선봉장으로 고성장 저실업 저물가의 성장세를 이끌던 첨단기술주가 약세를 보이는 현재의 흐름이 과연 일시적인가 아니면 지속적인가에 대한 관심으로 미국의 월가는 논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피할 수 없는 사실은 현재 첨단기술주가 실적을 하향 조정하는 등 갖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반면 굴뚝주는 그 동안의 설움에서 벗어나 새로운 자신의 몫을 찾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병희<동아닷컴 기자>amdg3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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