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인터뷰]god "항상 겸손한 뮤지션으로 남고 싶다"

  • 입력 2000년 12월 12일 19시 24분


12일 서울 청계천 7가의 한 아파트에서 진행중인 '니가 필요해' 뮤직비디오 촬영현장에서 만난 god는 무척이나 피곤해 보였다.

각종 행사에 불려다닌데다 이틀 연속 밤샘 촬영을 강행하면서 전 멤버들이 지칠대로 지친 것.

하지만 god는 인터뷰가 시작되자 언제 피곤했냐는 듯 밝은 웃음으로 응답해주었다. 기말고사를 치르러 학교(경희대 포스트모던 음악 전공 1)에 간 김태우는 참석치 못했다. 이들의 요즘 생활과 힘들었던 데뷔 시절 등 가식없는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3집 음반 판매가 140만장을 넘었고 각종 가요상 시상식에서 본상을 차지했는데 기분이 어떤가요?

- 손호영(호영):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기분이 좋아요. 우리가 벌써 이만큼 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가 않더군요.

대니: 남들은 대상도 노려볼만 하지 않느냐고 말하지만 본상을 수상했다는 것만으로도 꿈만 같아요. 우리가 데뷔하기 전에 너무 높게만 보였던 선배님들과 함께 무대에 선 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데뷔했을 때와 지금 달라진 점이 있다면.

- 박준형(준): 97년에 대니, 윤계상, 손호영이 들어왔고 98년 김태우가 들어오면서 팀이 만들어졌어요. 그때부터 일산에 숙소를 마련하고 합숙했어요. 집 주변에는 인가가 전혀 없을 정도로 한적했고 개들이 많았어요. 쌀은 있는데 반찬이 없어서 고추장 하나에 비벼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아마 우리 다섯 명이 서로를 다독이지 않았다면 견디기 힘들었을 거예요.

지금은 한강이 보이는 강남의 새 아파트로 이사했고 늦게 집에 들어가도 아주머니가 밥을 해주세요.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고나 할까요.

▼요즘 TV에서 방영되고 있는 '육아일기'를 보면 멤버들이 아기를 좋아하는 것 같던데 언제까지 황재민 어린이와 함께 생활할 예정인가요?

- 호영: 제가 '왕엄마'로 불리는데요(웃음). 사실 처음에는 내가 아기를 잘 돌볼 수 있을까 걱정도 했었어요. 그런데 막상 아기랑 같이 살다보니까 너무 이쁘고 사랑스럽더군요. 재민이가 두돌이 되는 내년 1월까지 계속할 예정입니다. 더 오래있고 싶지만 그룹 활동상 힘들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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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모 방송의 '게릴라 콘서트'에서 단 1시간만에 8000명이 넘는 인파가 운집하자 멤버들이 눈물을 흘리며 즐거워하던데요. 정식 콘서트는 언제쯤 계획하고 있나요?

- 윤계상(계상):팬클럽 창단식과 게릴라 콘서트를 열면서 '정말 이런 공연을 빨리 열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가수는 공연을 통해 관객과 호흡해야 한다는 게 우리들의 생각입니다. 일단은 공식적인 활동을 마무리하는 2~3월경 첫 콘서트를 멋지게 펼칠 계획이에요.

▼god가 발표한 3장의 앨범은 사실 박진영씨의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자작곡을 만들어 싱어송 라이터로 거듭날 생각은 없나요?

- 대니: 당연히 있지요. 준 형은 예전에 작곡을 한 적도 있어요. 하지만 어설프게 노래를 만들고 싶지는 않습니다. 요즘 음악장비를 갖다 놓고 천천히 공부하고 있어요. 아직은 미숙하지만 언젠가는 멋진 자작곡으로 팬들 앞에 서고 싶어요.

계상: 진영이 형은 우리가 존경하는 뮤지션입니다. 항상 노래를 만들기 전에 god 멤버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음반의 컨셉트를 잡곤 했어요. 우리 색깔에 맞는 음악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다고 할 수 있지요.

▼ 데뷔한 후 지금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 준: 99년 1월13일 모 케이블 음악방송에서 첫 무대에 올랐을 때가 가장 인상적이었어요. 그 전날 밤 한숨도 못자고 '어머님께'를 외우면서 가슴을 조였었죠. 다행이 실수 없이 공연을 마친 뒤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죠.

▼가수 활동을 벌이면서 얻은 것과 잃은 것은 무엇인가요?

- 대니: 팬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대중적인 호응을 얻었다면 연예인이기 때문에 사생활이 없어지고 행동 하나하나에 조심하게 되는 것이 잃은 것이라고 할 수도 있지요. 하지만 더 큰 것을 얻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행복하죠.

▼1~3집이 모두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돈도 많이 벌었겠네요.

- 준: 다섯 명이 나눠 가지니까 생각보다 그렇게 많이 벌지도 않았어요(웃음). 돈보다 좋은 사람을 만나고 멋 훗날을 위해 열심히 노래하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동생들에게도 항상 겸손하고 인기가 있다고 해서 자만하지 말라고 강조하곤 해요.

▼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대니: 우리 음악을 사랑해 주셔서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어요. 데뷔시절의 마음을 항상 간직하면서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더 발전하는 'god'의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호영: 감사하다는 밖에 더 할 말이 없네요. 항상 건강하고 멋진 가수로 팬 여러분 앞에 서겠습니다.

비록 짧은 만남이었지만 god 멤버들은 갓 데뷔한 신인처럼 밝고 맑아보였다. 10년 뒤의 모습을 상상해 보랬더니 호영은 대뜸 '사업가', 대니는 '인테리어 디자이너나 라디오 진행자'가 되고 싶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앞으로 TV에서도 라이브로 노래를 부르며 콘서트 준비를 틈틈이 하겠다"고 입을 모으는 god의 모습이 믿음직해보였다.

황태훈 <동아닷컴 기자>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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