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외국인-개인 누가 한수위일까

  • 입력 2000년 12월 12일 18시 42분


최근 종합주가지수가 5일 연속 상승한 ‘단기 랠리’에서는 개인투자자가 외국인투자자를 누르고 승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들은 외국인의 ‘순매수 공세’를 역이용해 철저하게 박스권 매매를 하면서 이익실현에 나서 외국인을 ‘농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6∼12일 5일간 외국인은 5338억원을 순매수했다. 여기에 개인은 7356억원어치 순매도로 맞섰다. 개인은 종합주가지수가 큰 폭으로 상승하려 할 때마다 오름폭을 둔화시켰지만 지수 500대에서 매입한 주식을 털어내며 차익을 챙겼다.

증권거래소시장에서 개인이 외국인과 정반대의 매매유형을 보인 것은 5월 이후 모두 12차례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수의 단기상승률 또는 단기하락률이 10% 이상일 때 개인은 외국인과 ‘맞대결’을 벌여 짭짤한 이익을 거둔 것.

SK증권 현정환 연구원은 “기관투자가들을 논외로 한다면 외국인이 순매수를 확대하면 지수상승을 이끌 때 개인들은 차익실현에 주력했고 외국인이 매도에 나설 경우 개인은 매입을 늘리며 저가매수전략을 전개했다”고 정리했다.

개인들이 이처럼 ‘한수 위’의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은 증시를 장기적으로 전망하지 않고 단기대응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신문과 인터넷 증권정보사이트를 통해 ‘재야의 고수’들이 전해주는 매매전략을 꼼꼼하게 공부하는 것도 큰 요인이라는 분석.

그러나 개인의 ‘단기 승리’는 지수가 560선을 넘어 상승할 경우 ‘치명적 패배’로 돌아설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외국인의 힘으로 지수가 560선을 넘으면 개인이 추격매수에 나서 ‘상투’를 잡는 과거의 유형을 답습하게 된다는 것.

SK증권 현연구원은 “개인이 나스닥시장의 상승세에 도취돼 추격매수를 하기보다는 단기급등에 따른 조정가능성에 대비하는 전략을 세우는 것이 좋다”고 권유했다.

<이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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