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나우만재단 람스도르프 이사장

  • 입력 2000년 12월 11일 18시 58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축하합니다. 김대통령의 ‘햇볕정책’과 1960년대 서독의 ‘동방정책’은 아주 닮았습니다. 서독은 통일이 될 때까지 여러 차례 정권이 바뀌었지만 동방정책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한국민들이 이 점을 기억해주기 바랍니다.”

독일의 정책연구소인 프리드리히 나우만 재단의 오토 그라프 람스도르프 이사장(74·사진)이 11일 서울에 와 아태평화재단 후원으로 서울클럽에서 한반도 통일에 관한 연설을 했다. 그는 옛 서독 연방경제장관을 지냈으며 현재 자민당(FDP) 명예의장을 맡고 있다.

그는 “1989년 11월 독일이 통일되던 당시 자민당 의장으로서 의회 일을 보고 있던 중 베를린장벽이 무너져 동베를린 사람들이 서베를린으로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내 인생에서 가장 기뻤던 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한반도의 분단은 동족상잔의 체험 때문에 독일의 분단보다 훨씬 더 혹독하고 깊은 고통을 안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때문에 “당장 진전이 없는 것 같아 보일 때도 장기적 안목에서 신뢰를 구축해나간다는 생각으로 상대를 관대하게 대하면 호혜적 분위기가 생겨날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한국의 통일은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경제 중 하나인 남한의 경제와 세계에서 가장 침체된 경제 중 하나인 북한의 경제를 통합시키는 것”이라며 “이는 통일의 과정이 늦어질수록 남북한간의 경제적인 격차가 더욱 심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그는 “이 때문에 남북한 경제협력은 바로 남한을 위해서 매우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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