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LG 구준회 '살과의 전쟁'

  • 입력 2000년 12월 10일 18시 30분


“너 혹시 고소공포증 있니?”

LG화재 배구단 센터 구준회(27)는 최근 구단 관계자로부터 이런 농담을 들었다.

이 농담의 ‘속뜻’은 구준회의 점프가 제대로 안된다는 것. 예전만큼 높이 뛰지 못하자 이를 ‘고소공포증’에 빗댄 말이다.

국가 대표팀 주전 센터로 활약하던 구준회는 공익근무로 코트를 떠났다가 지난달 16일 복무를 마치고 소속팀에 복귀했다. 올해 슈퍼리그에서는 예전의 기량을 보여주겠다며 용인 LG 체육관에서 훈련에 여념이 없다.

하지만 모든 것이 뜻대로만 되지 않는 법. 구준회의 문제는 공익근무 기간 동안 ‘대책 없이’ 불어난 체중에 있었다.

2년 전만해도 96㎏이었던 구준회는 운동을 쉬면서 막 복귀했을 때는 체중이 106㎏까지 늘었다. 1m96의 큰 신장이어서 겉으로는 크게 표가 나지 않는 것 같지만 본인이나 LG화재 김찬호 감독이 느끼는 구준회의 몸은 예전처럼 가뿐하지가 않다. 특히 연습 경기에서 연속 점프를 할 때나 이동 공격을 할 때면 현저하게 떨어진 점프력이 눈에 거슬릴 정도.

때문에 구준회는 김찬호 감독의 특명을 받아 ‘살과의 전쟁’을 선언했다. 밥 대신 고기만 먹는 이른바 ‘황제 다이어트’로 체중을 줄여 갔다. 한 달이 채 안돼 103㎏까지 체중을 줄였으나 아직은 가야 할 길이 멀다. 일단 목표는 올해 안에 100㎏까지 몸무게를 빼는 것. 2차 대회를 마칠 때까지 전성기 당시의 몸을 만들어 ‘돌아온 전천후 센터’의 면모를 확실히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주성원기자>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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