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따라잡기]두루넷,IDC 매각 불구 자금난 여전할 듯

  • 입력 2000년 12월 8일 14시 39분


두루넷이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두루넷은 초고속통신망사업에서 적자를 면치 못하는 등 IDC를 한국통신에 매각하고, 외자유치에 나서는 등 자금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자금난에서 회복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9월 문을 연 코리아닷컴은 한달만에 100만 가입자를 확보하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지만 관계자들은 수익구조면에서 기존 닷컴기업들과의 차이점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평가했다.

초고속 통신망 시장은 한국통신이 점유율 50%로 선두를 달리고, 하나로통신과 두루넷이 그 뒤를 잇고 있는 상태다. 이밖에도 온세통신의 신비로, 데이콤의 보라홈넷, 드림라인 등이 통신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시장 점유율은 미미한 수준이다.

특히 두루넷의 경우 초기 서비스 요금이 다른 사업자들에 비해 높았고, 서비스 가능 지역도 한정돼 있어 생각보다 가입자 확보가 부진,뒤늦게 등장한 ADSL에 밀리고 있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두루넷측은 포털서비스인 '코리아닷컴'을 설립, 600억원의 거액을 투입, 자금난을 심화시켰다.

이를 반증하듯 나스닥에 직상장 돼 있는 두루넷의 주가는 최근 4달러선에 겨우 턱걸이할 정도로 폭락한 상태.

지난해 11월 국내에 화제가 됐던 두루넷의 나스닥 상장은 그야말로 국내의 쾌거를 이룬듯 했고, 당시 주가 또한 18달러로 출발한지 한달만에 70달러를 돌파하는 진가를 발휘했었다.

지난 96년 설립된 두루넷은 삼보컴퓨터가 전체 지분의 8.95%를 소유한 최대주주이며, 삼보컴퓨터의 관계회사들인 TG벤처, 나래앤컴퍼니, 삼보컴퓨터 이홍순 회장 등이 1~3%정도씩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또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사와 현대전자가 각각 10.48%와 9.44%씩의 지분을 보유중이다.

그러나 올 2·4분기와 3·4분기를 지나면서 공개되기 시작한 두루넷의 재무 상황은 투자자들의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

두루넷은 4월~9월까지 6개월간 총 4400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투자비용을 초고속통신망 구축과 IDC(인터넷데이터센터)건립, 코리아닷컴 구축 등에 쏟아 부었다.

그러나 두루넷의 올 3·4분기 매출액은 1500억원에 불과하고 그나마 순손실액 규모가 150억원에 달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보통신업계 관계자들은 "두루넷의 문제점은 매출이 늘수록 손실은 더 크게 늘어나는데 있다"라고 지적한다.

실제 두루넷은 지난 98년에 비해 99년의 매출액이 약 7배 가량 늘어났으나 순손실 규모도 8억원에서 55억원으로 같은비율로 늘어났으며, 올 3·4분기까지의 매출액은 99년 한해에 비해 2배가량 늘어난데 비해 손실 규모도 3배로 커져있는 상태다.

더구나 투자금액을 차입에 의존하다보니 지난해말 124%에 불과했던 부채비율이 현재 500%까지 늘고 있다.

두루넷은 파워콤에 의존하고 있는 초고속인터넷망 구조를 벗어나기 위해 자체 통신망 구축에 7000억원 가량을 투입했다. 매출액보다 더 많은 액수를 전용망 확보에 쏟아부은 셈이다.

결국 두루넷은 지난 11월 24일에는 대주주인 삼보컴퓨터로부터 550억원을 차입하는 등 최근 들어 현금 유동성에 문제가 생겼다.

두루넷 관계자도 "현금이 다소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고 털어놓을 정도. 그러나 "산업은행으로부터 인출할 수 있는 정보화기금 500억원까지 포함하면 1000억원 이상은 확보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로인해 단기 유동성 문제는 일단 해결된 상태"라며 "장기적으로 분당 IDC에 파트너를 유치하고, 1조 2000억원 규모의 외자유치가 성공하면 재무상황에 대한 우려는 사라지게 될것"이라고 덧붙였다.

분당에 위치한 두루넷 IDC센터의 경우도 자금난 해갈을 위해 매각된다.

현재 걸설중인 두루넷의 IDC센터는 대지 9800평에,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로 자사의 분당 IDC를 한국통신에 488억원에 매각키로 했다.

두루넷은 최근까지 자금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외자유치와 함께 해외 업체와 IDC 매각 협상을 진행해왔으나, 최근 이 협상이 무산되면서 국내 업체로 매각대상을 선회했다.

외자유치와 관련, 한 관계자는 "아직 제3자배정 방식의 신주 발행이 될지 차입형태 가 될지 결정은 나지 않았지만 올해안으로 결과가 나올 것"이 전했다.

지난 2일 코스닥에 등록심사를 냈다가 철회한 두루넷이 코스닥 등록을 내년 하반기로 잡고 있는 점을 볼 때 외자유치 방식은 신주발행이 될 가능성이 높다.

코스닥 등록심사를 내년 하반기까지 미룬점은 코스닥 등록 심사요건 중 심사청구 6개월전부터 대주주의 지분 변동이 없어야 한다는 조항을 염두에 둔 것으로 전문가들은 해석하고 있다.

신일섭<동아닷컴 기자>sis0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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