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따라잡기]"근로자주식저축, 증시에 2조원 유입효과"

  • 입력 2000년 12월 8일 11시 44분


증시에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 연방기금 금리의 인하 전망에다 특히 근로자 주식저축제도의 부활이 증시로의 자금유입을 촉발시킬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우리 증시는 지난 98년 10월 이후 그해 연말까지 강력한 유동성 장세의 '꿀맛'을 한번 봤다.

러시아의 디폴트선언으로 세계경제가 허우적대자 미국이 연방금리를 잇따라 인하함으로써 세계증시는 강력한 유동성장세를 가져왔었다. 우리 증시는 증권주가 앞장서서 화려한 유동성 장세를 펼쳤으며 최근 증권주가 연일 강세를 이어가는 것도 이같은 '학습효과'가 큰 때문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반응은 신중하면서도 다소 엇갈리고 있다.

긍정론자들은 낮은 예금금리가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조금이라도 높은 수익률을 좇아 투자처를 찾게 될 것이므로 근로자 주식저축에 자금이 몰릴 것으로 예상한다.

반면 자금유입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는 회의론자들은 전반적인 주식시장의 침체 때문에 큰 효과를 보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김성노 동부증권 연구원은 "현재같이 은행 저축 금리가 낮은 시기에 고정 금리와 세금공제혜택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근로자주식저축은 매력적인 투자수단"이라고 강조한다.

최근 경제불안으로 은행예금에 돈이 몰리면서 은행의 1년만기 정기예금 이율은 세전 6%대까지 낮아졌다.

김연구원에 따르면 근로자 주식저축의 경우는 은행금리보다 훨씬 높은 7.1%의 고정금리에 세금혜택을 받을 수 있다.

과거 92년과 96년 근로자 주식저축을 실시했을 당시는 콜금리가 14~15%에 이르고 회사채금리는 12.5%에 달하는 등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았던 시기였다.

김 연구원은 이러한 상황을 고려할 때 연말까지 5000억원 정도가 근로자주식저축을 통해 증시에 유입되고 내년까지는 2조억원 이상이 유입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대신증권의 정헌식 연구원은 이런 의견에 회의적이다.

정 연구원은 "주가가 500~550박스권 탈출 기미를 보이고 있는 상태에서 뚜렷한 증시활황 전망 없이 주식저축에 돈이 유입될 수 있겠는가"하고 의문을 품었다.

그는 이어 "근로자 주식저축은 연말정산시 세금혜택을 보기 위해 하는 경우가 많은데 올해는 세금정산시까지 너무 시간이 촉박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92년과 96년에는 여름과 가을철에 도입돼 상대적으로 자금이 유입될 시간적 여유가 있었어도 각각 1조원, 7000억원밖에 유입되지 않았다"며 "이번에는 그 수준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 예상했다.

양영권<동아닷컴 기자>zero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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