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주가/하한가]헬무트 콜 비자금 '자물통' TV증언대 설지도

  • 입력 2000년 12월 4일 17시 57분


"국민이 판단하도록 TV 증언대에 세우겠습니다"

비자금 '저금통'이자 '자물통' 입으로 유명해진 헬무트 콜 전 독일 총리. 폴커 노이만 독일의회 위원장은 독일판 'TV 청문회'를 열어서라도 그의 비리를 국민에게 알리겠다고 3일 발표했다.

지난 1년 동안 콜의 비리는 잊을 만하면 하나씩 터져나와 꼭 '굴비 두름' 같았다. 총리 재직 시절 받은 200만 마르크의 비자금, 기민당 비밀 자금, 스위스 비밀은행 계좌에 이어 지난 달 27일에는 기민당 기부금 26만 5000마르크를 착복한 혐의까지 드러나는 바람에 독일 연방경찰의 수사가 시작됐다.

그러나 꽉 다문 콜의 입에선 비밀 한 톨도 새나오지 않는다. 누가 돈을 건넸는지 알 수 없자 같은 기민당 의원들조차 설득을 포기한 상태. '음지의 의리'는 그토록 끈끈한 것일까.

지난 달 30일 콜은 자신의 저서 <일기 1998-2000> 사인회에서 크림파이 세례를 받기도 했다. 이제 청문회에도 불려나갈 판이니 '통일독일의 아버지'는 망신살이 뻗쳤다.

지금 나라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게이트' 시리즈를 보노라면 '콜 스캔들'이 남의 일 같지 않다. 진승현씨의 돈은 누가 받았을까? 한국의 '저금통'은 누구인가? 그들도 콜 못지 않은 '자물통' 노릇을 할 것인가?

안병률/동아닷컴기자 mokd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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