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대세하락기의 투자전략 …주식보다는 달러나 선물을

  • 입력 2000년 11월 29일 16시 28분


"11월들어 고객들에게 주식보다는 달러를 사거나 주가지수선물을 단기 매매하라고 권합니다. 고객들도 주식시장이 하락추세란 걸 알고 이같은 조언을 수용하고 있습니다."

(허용견 삼성증권 삼풍지점 과장)

강남의 부유층 고객이 많은 곳에서 영업을하는 허용견 삼성증권 삼풍지점 과장은 11월들어 주식매매를 거의 하지 않는다. 지난해 월 1000억원대의 약정고를 기록한 그지만 최근 하락장세에선 '백약이 무효'라는 걸 절실히 깨달았다. 아무리 좋은 종목도 시세의 연속성이 부족했다. 또한 '적게 먹고 크게 터지는 악순환'을 반복했다.

비싼 수업료를 내고 그는 고객들에게 자산운용전략을 근본적으로 바꾸라고 충고했다. 즉 주식대신 환율상승에 대비해 달러화를 매수하거나 대세하락을 예상하고 주가지수선물을 단기매매하라고 권한다.

주가지수선물도 매도가격에서 수수료를 빼고 0.1포인트정도 하락하면 즉각 매도하는 단기매매전략을 구사한다. 주식의 6.7배에 달하는 레버리지를 줄이기 위해서다.

다양한 정보원을 갖고 있는 고객들도 자신의 추천에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고 허 과장은 들려준다. 허과장의 조언에 따라 강남의 부유층 투자자들은 주식비중을 늘리고 통화(달러)나 파생상품 등의 비중을 높이는 등 시장상황에 맞는 자산배분(aseet allocation)을 적절히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이들의 전략은 타당한 걸로 보인다.

안영회 KTB자산운용 이사는 국내증시의 박스권을 언급하는 것조차 의미가 없다고 주장한다. 안 이사는 "나스닥시장이 향후 기업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감으로 2700 포인트대로 하락했기 때문에 재차 3000포인트를 돌파하는데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다"며 "미국증시가 추가하락이 예상되는데 국내증시의 반등을 기대하기란 대단히 어렵다"고 전망한다.

한마디로 나스닥시장이 반등해야 국내증시도 추세전환을 기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미국 FED가 단기금리를 인하해야 미국증시 뿐만 아니라 국내증시도 반등할 수 있다는 견해다.

대다수 미국증시전문가들은 내년 2/4분기이후 FED가 단기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것은 내년 2사분기 이후에나 한국증시가 추세전환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같은 상황에서 개인들은 주식투자기간을 길게 잡아야 한다고 정태화 미래에셋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주장한다. 대세하락기에선 아무리 효율적으로 개별종목을 '조정시 매수, 반등시 매도'하더라도 시중금리 이상의 수익률을 내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정 팀장은 "현시점에서 3년 정기예금에 넣는 셈치고 삼성전자 SK텔레콤 등 첨단기술주를 매수하면 시중금리 이상의 수익률을 올릴 것이다"고 강조한다.

다만 개인들의 장기투자를 유도하기 위해선 기업들의 시가배당이나 배당에 대한 비과세 혜택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 pya84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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