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주가 한때 550돌파…외국인 1800억원 순매수

  • 입력 2000년 11월 27일 14시 15분


미국 나스닥과 반도체 관련주의 급등으로 주가가 현·선물 동반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외국인들이 삼성전자 등 반도체 관련주를 중심으로 거래소에서 1800억원의 순매수를 보이면서 지수를 이끌자 선물에서도 외국인들의 순매수 규모가 1800계약까지 증가하고 있다.

27일 거래소 종합주가지수는 오후 2시8분 현재 전날보다 16.71포인트(3.15%) 급등한 547.55를 기록하고 있다. 코스닥은 1.95포인트(2.65%) 오른 75.45를 나타내고 있다.

거래소 상승종목은 630개, 코스닥 상승종목은 500개를 넘어서면서 전업종에 걸쳐 상승세가 확산되고 있다.

외국인들이 삼성전자 1000억원(55만주) 이상 매수하면서 지수견인력이 강화되면서 선물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주가지수 선물시장에서 선물 12월물은 1.60포인트(2.40%) 상승한 68.30을 나타내고 있다.

선물시장에서 외국인들은 1800계약의 순매수를 보이고 있는 반면 기관들이 선물 매도에 나서면서 현물시장에 프로그램 매수가 1100억원을 넘은 상태다.

현대증권의 전진오 수석연구원은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 나스닥 급등 영향으로 외국인들이 삼성전자 등 반도체 관련주를 중심으로 대거 순매수에 나서면서 지수가 강한 반등탄력을 받고 있다”면서 “미국 대선 불확실성 해소 기대감으로 나스닥 선물이 상승하고 있는 것도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외국인들의 집중 매수로 18만원대를 회복하면서 향후 20만원대까지는 반등세가 이어지고, 이에 따라 지수도 570∼580선까지는 보이게 됐다는 평가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20만원을 돌파할 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의구심이 많다. 국내외 애널리스트들이 반도체 가격 반등이 추세적지 못하고 내년도 미국과 한국의 경기둔화 예상이 지배적이어서 기술적 반등 이후 매도압력도 강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날 개인들이 외국인들과는 정반대로 거래소에서 1800억원의 순매도를 나타내고 있는 것은 ‘추세적 반전’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팔고 싶었으나 팔 수 없었던’ 억눌림에서 해방되고자 하는 측면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아직 추세적 상승세가 아니라면 매도하고 연말을 배당투자정도를 생각하면서 홀가분하게 맞이하자는 분위기다. 그러나 개인들은 코스닥에서 230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현대증권의 전 수석은 “외국인들의 매매패턴도 단기화돼 있어 반도체가격 반등에 의한 기술적 반등을 최대한 이용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연말이나 내년 장에 대해 아직 불투명한 상태여서 지수나 종목별로 수급여건을 재점검하는 시도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모처럼의 ‘외국인 대규모 순매수-삼성전자 상승-지수상승’에도 불구하고 수익률 내기는 힘든 장이라는 지적에도 귀를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다.

공적자금 투입 문제에 대해서도 야당의 등원은 일단 긍정적이지만 아직 여야간 합의를 위한 절차상 대립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섣부른 낙관론보다는 구체성을 확보한 뒤 접근해도 늦지 않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기석 <동아닷컴 기자> dong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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