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함명철/21세기 새로운 파트너 '싱가포르'

  • 입력 2000년 11월 26일 18시 38분


김대중대통령의 싱가포르 방문은 21세기 양국간 새로운 동반자적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동북아와 동남아를 묶는 동아시아 협력의 발판을 놓았다는 데 의의가 있다.

싱가포르는 작은 나라이면서 큰 나라다. 영토 인구 부존자원 등 20세기의 잣대로 볼 때 서울 크기의 면적에 인구 320만명, 부존자원이라고는 아무 것도 없는 도시국가인 싱가포르는 소국이다. 그러나 21세기 지식정보시대의 새 기준으로 볼 때 싱가포르는 세계적인 소프트파워(softpower)국가로서 국제적 영향력을 가진 큰 나라다.

싱가포르는 태평양과 인도양을 잇는 교통의 요충지라는 지리적 이점을 최대한 활용해 국제무역과 금융은 물론 국제비즈니스의 중심지로 경이적인 국가발전을 이룩했다. 싱가포르는 지난해 수출 1156억달러, 수입 1043억달러, 무역흑자 113억달러를 기록해 무역 규모면에서 일본 중국 한국에 이어 아태지역에서 4위를 차지했다. 1인당 국민소득은 2만6976달러.

싱가포르는 법에 의한 지배, 공정성, 투명성과 이를 통한 제로(0)의 부정부패 추구와 시장개방을 기초로 지난 5년간 국가경쟁력 1위를 고수했으며 1950개의 주요 국제기업이 싱가포르를 근거로 활동하고 있다.

21세기 지식정보산업의 세계적 중심지로 발전한다는 목표 아래 올해부터 2004년까지 지식기반경제를 달성하기 위한 구조조정을 계속하고 있는 싱가포르는 경제의 효율성을 높이고 새로운 형태의 외국인 직접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금융분야 등 아직 미개방 분야의 자유화를 추진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독립 이래 협소한 영토와 인구, 지정학적으로 불리한 위치, 중국계가 다수를 형성함에 따른 주변국가와의 긴장관계에서 오는 국가안보의 취약성을 극복하기 위해 외교를 특히 중시해왔다. 유엔을 중심으로 한 국제평화 유지와 지역협력을 중시하고 지역 협력외교에서도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한국의 6번째 무역상대국으로 올해 한국의 대싱가포르 수출은 7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싱가포르는 동남아에서 한국의 가장 큰 건설시장으로 현대 삼성 등이 현재 약 24억달러 규모의 공사를 진행중이다. 또 아시아에서 한국의 가장 중요한 자동차 시장으로 올해 약 1만2000대의 수출이 예상된다. 싱가포르는 한국의 경제위기 이후 한국에 대한 주요 투자국으로 등장했다.

김대통령의 이번 방문으로 양국은 무역 투자 정보통신 등의 분야에서 새로운 협력의 토대가 마련됐다. 싱가포르와 한국은 여러 분야에서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는 만큼 싱가포르가 갖고 있는 이점을 최대한 활용, 각 분야에서 협력관계를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21세기의 눈으로 싱가포르를 다시 이해하고 도시국가 싱가포르가 어떻게 21세기 강국으로 발전할 수 있었는지를 새겨봐야 한다. 이미 선진국 대열에 진입한 싱가포르가 이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도약을 위해 끊임없는 구조조정과 개혁을 단행하고 있음을 무심코 보아 넘겨서는 안된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