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개미 10번 거래하면 이익은 3번뿐

  • 입력 2000년 11월 23일 18시 31분


개인투자자들의 주식투자 승률은 얼마나 될까.

승률이란 일정기간에 이뤄진 매매 전체중에서 이익을 낸 매매의 비율을 뜻한다.

승률에 대한 공식통계는 없다.

하지만 동원증권 상품개발팀이 매매횟수가 많은 511개의 거래계좌를 대상으로 조사해본 결과 승률이 20∼30%대인 계좌가 287개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10∼20%대 131개, 30∼40%대가 79개로 많았다. 승률이 1할 이하인 경우도 12개나 됐으며 5할대(40∼50%)는 2개에 그쳤다. 조사기간이 작년 10월∼올 10월로 약세장이었음을 감안해도 보통 투자자들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승률이 낮음을 알 수 있다.

개인투자자들의 승률이 낮은 것은 종목 및 매매타이밍 선정에 약하기 때문이다.

또 투자자들의 수익률은 승률보다도 훨씬 낮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승률이 반타작 가까이 되는 투자자가 수익률은 마이너스인 경우가 흔하다.

왜 그럴까.

첫째, 수익을 낼 때 작게 내고 손실을 낼 때 크게 내기 때문이다. 주가가 오를 때 진득하게 기다리지 못하고 바로 처분하고 빠지면 제때에 손절매를 못하기 때문이다. 목표수익률을 적당히 설정하고 손절매를 지켜야 이런 우를 피할 수 있다.

둘째, 자기 전체 재산에 비해 주식 투자자금의 비중이 너무 높다. 그것도 약세장 강세장 구분하지 않고 현금이란 현금은 다 동원해서 한꺼번에 산다. 분할매수나 분산투자는 감질맛 나서 하지 못한다. 오로지 한 종목에 몰빵(한 종목을 몰아 사기)이다. 그러면 잠 못 이루는 밤이 시작된다. 전 재산을 털어 넣고 마음 편한 사람이 어디 있으랴. 결국 이런 저런 소문에 전 재산을 여기저기 옮기고 만다.

셋째, 귀가 너무 얇다. 온갖 무수한 정보가 쉴새없이 각종 매체를 타고 흘러다니는데 마치 자기만 그걸 아는 것처럼 주식을 산다. ‘꾼’들이 흘리는 정보에 신세를 망치는 이도 적지 않다.

넷째, 남의 돈 무서워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다. 미수에 신용, 심지어 전세금, 은행 대출까지 주식에 몰아넣는 사람들이 많다. 배팅 액수가 크면 더 빨리 벌 수도 있지만 더 빨리 망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전문가들은 한번 거래할 때 총 투자자산의 2∼5% 정도를 쓰는 것이 파산 확률을 합리적으로 낮출 수 있다고 본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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