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아하,자동차가 이렇게 만들어지는구나"

  • 입력 2000년 11월 22일 16시 24분


자동차기술연구소는 차를 보석처럼 세심하게 다루는 곳이기도 하고 사정없이 못살게 구는 곳이기도 하다. 한편에서는 3차원 디지털 기술로 각 장치들을 세밀히 맞춰보고 디자인과 색을 다양하게 입혀보는 개발 설계 제작과정이 이뤄진다. 다른 한편에서는 만들어진 차를 울퉁불퉁한 도로에서 질주시키고 벽에 세게 박아보거나 얼렸다 달궜다 해보는 각종 성능시험이 이뤄진다.

현대 기아자동차의 남양자동차 종합기술연구소는 디자인에서 설계 제작 시험 평가까지 자동차 개발의 전과정을 모두 수행할 수 있는 대규모 첨단 연구소다.

남양연구소(경기 화성군)를 짓기 위해 현대차는 86년부터 10년간 약 3500억원을 투자했다. EF쏘나타가 남양연구소에서 개발된 첫차. 현재 아반떼 이상의 중대형 자동차에 대한 연구 및 실험이 이곳에서 이뤄진다.

남양연구소에서는 3차원 디지털 설계를 도입, 종이도면 없이 제품을 개발한다. 슈퍼컴퓨터와 100여대의 해석용컴퓨터, 세밀한 설계를 위한 350여대의 그래픽 단말기가 디지털 설계의 도구.

각 부분의 설계팀과 부품업체, 중앙 디자인실에 연결된 자동차설계용 인트라넷을 통해 실제로 모형을 일일이 만들지 않고도 가상공간에서 미리 조립해 볼 수 있다. 이 단계에서 설계상의 문제점은 대부분 잡아낼 수 있다.

설계가 끝나면 대형스크린으로 자동차의 구석구석을 살펴보는 영상품평회가 이어진다. 가상공간에서 차 문을 열고 내부를 보거나 여러 색으로 자동차를 칠해 볼 수 있고 가상의 사람을 운전석에 앉혀 주행시험까지도 할 수 있다.

설계와 가상점검이 끝나면 실험용 자동차를 제작해 본격적으로 차를 고문한다.

99년 완공된 풍동은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상황을 실내에서 실험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집채만한 선풍기처럼 생긴 프로펠러가 가벼운 공기마찰부터 초강풍까지 불어준다. 풍동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건설됐으며 다른 풍동이 공기흐름과 바람의 저항만 측정하는 데 비해 남양연구소에서는 소음까지 측정할 수 있다.

고온 저온 실험실에서는 에어컨과 히터의 성능에서부터 극한의 조건에서 차량의 ‘버티기’를 실험한다. 고온실험실은 최고 섭씨 60도까지, 저온실험실은 최저 섭씨 영하 40도까지 온도를 조절할 수 있다.

남양연구소의 주행시험장은 30개 시험로로 이뤄져 있으며 총길이는 60㎞다. 저마찰로 부식시험로 등 68개 종류의 도로상태가 있다. 타원형의 고속주행로에서는 최고 시속 250㎞까지 달릴 수 있다. 이밖에 충돌시험 강도시험 도로시뮬레이터시험 등을 할 수 있는 각종 장치가 실험차를 기다리고 있다.

현대차는 남양연구소를 비롯해 용인 울산 전주 등 국내에 총 8개의 연구소를 두고 있다.

<김승진기자>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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