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LG텔레콤 데이콤 신용하락, 회사채시장에 영향없다"

  • 입력 2000년 11월 20일 18시 24분


LG텔레콤과 데이콤의 신용등급 하락이 회사채 시장에 주는 영향은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회사채 시장에 미칠 악영향은 미미할 것같다. 투자등급은 하향조정됐지만 여전히 투자적격등급을 유지하고 있고 신규로 조성되는 10조원 규모의 채권펀드에서 투기채권을 사들여 사실상 만기를 연장해주기 때문이다.

한국신용정보는 20일 LG텔레콤과 데이콤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각각 한단계 낮췄다. 기업어음은 각각 A2-에서 A3+로 하향조정했다.

LG텔레콤은 무선이동통신시장에서 입지가 줄어들고 있으며 차입금 증가에 따른 재무안정성이 크게 약화됐다는게 하향조정의 이유. 데이콤은 주요사업 부문에서 수익성이 하락했고 향후 인터넷 시설투자 등 자금부담이 높아지고 있어 신용등급을 낮춘다고 한신정은 밝혔다.

신용등급이 내려서인지 LG텔레콤과 데이콤은 각각 240원(-3.3%)와 2350원(-5.0%)씩 내렸다.

그러나 시장참가자들은 이번 신용등급 하향조정에도 불구하고 LG그룹 계열사들의 회사채 차환발행에는 직접적인 악영향은 없다고 보고 있다. 비록 신용등급이 하락했지만 여전히 투자적격등급을 유지하고 있으므로 차환발생시 회사채 금리를 높이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최교전 미래에셋투신운용 채권운용2팀장은 설명한다.

최팀장은 오히려 LG그룹에겐 다행스런 조치라고 바라본다.

대우그룹이나 현대건설과 달리 곧바로 투자적격등급에서 투기등급으로 하락하지 않아 자산매각 등을 통해 상환능력을 높일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고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또 여타 그룹들의 회사채 차환발행에도 직접적인 악영향은 미미할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다. 어차피 지금도 투기채권은 시장에서 소화하기 힘들어 투기채권의 만기연장에 미칠 악영향은 없다는게 김동일 리젠트자산운용 이사의 설명이다.

특히 내년 7월말까지 집중도래하는 회사채물량은 정부가 새로 조성하는 10조원 규모의 채권전용펀드에서 처리할 수밖에 없다는게 김 이사의 입장이다.

동부증권이 잠정 집계한 11월 1일부터 내년 7월까지 만기도래하는 회사채물량은 48조 2,850억원. 12월 만기물량이 11조 3,371억원에 달해 '12월 대란설'의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 내년 1월부터는 월 평균 4조원에서 6조원 수준의 물량이 만기도래한다.

내년 7울말까지 만기도래하는 회사채 물량은 현대그룹(9조 8679억)을 포함해서 삼성(5조 2450억) LG(3조 6150억) SK(2조 7470억) 대우(9조 3805억) 쌍용(1조 2530억) 한진(550억) 금호(3720억) 한화(7340억) 등이다.

이중 5조원정도가 투기등급인 BB등급에 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적격등급은 어차피 차환발행이나 만기상환하면 해결할 수 있다.

문제가 되는 투기채 5조원은 정부가 신규로 10조원 규모의 회사채 펀드를 조성해서 소화하면 구조조정에 따른 자금경색은 거의 해결된다고 김성노 동부증권 투자분석팀 선임연구원은 주장한다.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 pya84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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