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주가/상한가]'산중장으로 하게' 故응담스님

  • 입력 2000년 11월 17일 10시 34분


"내가 죽거든 산중에서 장례를 치르고 49재도 지내지 말라"

지난 14일 덕숭총림 수덕사에서 입적한 조계종 응담스님. 법랍 70세. 세수 87세.

'선(禪)의 사회적 실천'을 강조해온 스님의 뒤늦게 알려진 유언이 화제.

총무원은 스님의 뜻대로 입적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고 다비식 대신 산중장으로 조촐히 치렀다. 스님은 1929년 출가한 뒤 33년 마곡사에서 법천스님을 은사로 득도했으며, 86년 원로회의 의원으로 추대될 때까지 대부분을 선방에서 지내며, '무소유의 삶'을 온몸으로 보여주었다.

어차피 육신이야 썩어 바람이 되고 구름이 될 것이거늘, '하늘아래 모든 것이 헛되고 헛되다'는 화두를 안고 평생을 씨름하다 홀연히 떠난 스님.

권력과 돈의 미망에 눈멀어 부나비처럼 미쳐 날뛰는 중생들에게 한줄기 써늘한 죽비소리.

최영록/ 동아닷컴기자 yr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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