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증시동요속 외국인 '알짜투자'

  • 입력 2000년 11월 13일 18시 45분


외국인들은 종합지수가 급락한 13일에도 소폭이나마 순매수를 이어갔다. 지난달 30일 이후 무려 11일째(거래일 기준) 연속 순매수. 외국인들이 순매수 기간(10월30∼11월13일)중 도대체 어떤 종목을 사고 팔았는지가 궁금해진다.

이즈음 증시안팎의 환경은 대단히 복잡미묘했다. 국내적으로는 현대건설의 유동성위기,퇴출기업발표,대우차 부도 등 굵직굵직한 구조조정관련 재료가 잇따라 터져나왔다. 미국 증시도 기술주의 실적둔화와 대선후유증으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이 기간중 외국인 순매수 상위 20개종목의 평균 주가상승률은 10.37%로 종합지수 상승률 6.78%를 훨씬 웃돌았다. 반면 순매도 상위 20개종목 주가는 평균 2.13% 하락했다.

외국인이 입질한 종목이 많이 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지속적인 순매수가 이뤄짐으로써 현 장세의 최대 걸림돌인 수급문제가 자연스럽게 해소된 결과다.

▽어떤 종목을 샀나=전통적인 가치주와 경기방어주(경기둔화에 덜 민감한 주식),우량 금융주,일부 업종대표주가 외국인들의 매수타깃이 됐다. 여전히 삼성전자에 대한 매수규모(2304억원)가 컸지만 중가 우량주로 매수세가 현저히 확산된게 눈에 띈다.

우선 은행주중엔 국민 주택 신한 등 우량 은행주 3인방에 대한 외국인 편애가 돋보였다. 은행권 구조조정을 앞두고 추가부실 가능성이 적고,선도은행 부각 가능성이 높은 이들을 미리 매수하거나, 또는 반도체 관련주 비중축소에 따른 대체종목이라는 분석이 주류를 이룬다. 외국인의 관심권에 멀어진 한빛 외환 조흥 등 부실은행의 주가는 전반적으로 하락세.

현대사태의 와중에서 현대자동차가 외국인 순매수 5위에 들어간 것도 눈길을 끈다. S&P와 무디스 등 국제 신용평가회사가 현대차의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하고 대우차부도에 따른 반사이익 기대감 등이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 삼성중공업은 삼성상용차 퇴출발표 이후 추가부실에 대한 우려감이 희석되면서 외국인들의 매수가 집중됐다.

업종대표주인 태평양 제일제당 효성 농심 에스원 등은 경기둔화기에도 꾸준한 수익을 내고 있는 경기방어주라는 점에서 외국인들의 호감을 샀다는 평가다.

▽어떤 종목을 팔았나=저조한 3·4분기 실적(순이익 89%감소)을 발표한 LG전자를 무려 753억원어치나 순매도했다.주가도 무려 22.7%나 폭락했다. LG정보통신 합병에 따른 주식소각으로 558억원의 투자주식 처분손실이 발생했으며, LG텔레콤 적자로 인한 지분법 손실로 영업외수지 적자폭도 크게 늘어났다. 포르투갈 현지법인의 선물환거래 손실이 알려진 삼성전기도 외국인 매도공세에 시달렸다. 현대그룹 리스크를 짊어진 현대전자 역시 외국인들의 단골 매도종목. 조사기간중 외국인 순매도규모는 524억원에 달했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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