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구 '파산동' 주민 개명 요청

  • 입력 2000년 11월 13일 01시 14분


최근 정부의 기업구조 조정으로 퇴출된 삼성상용차 대구공장이 위치한 대구 달서구 파산(巴山)동 일부 주민이 동네 이름이 좋지 않다며 구청에 동명 변경을 요구해 귀추가 주목된다.

12일 대구 달서구청에 따르면 83만여평의 면적에 6000여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는 파산동은 부근 와룡산에 뱀이 많은 점을 감안해 '큰뱀 파(巴)' 자를 넣어 동명을 지었다.

이 곳 주민들은 그러나 현재 동명은 기업의 파산(破産) 을 의미하는 것 처럼 해석될 수 있어 공장이 밀집돼 있는 동네 이름으로는 전혀 어울리지 않고 어감도 좋지 않다고 주장했다.

일부 주민은 "공교롭게도 파산동에 들어선 삼성상용차 대구공장이 문을 연지 5년 만에 퇴출대상이 돼 지역경제가 큰 타격을 입게 됐다" 며 최근 구청에 동명 변경을 요청했다.

구청측은 지난 5월 파산동 주민 1900여가구를 대상으로 동명 변경에 대한 찬반 조사를 했으나 찬성률이 68%에 그쳐 동명 변경을 유보했다는 것.

구청 관계자는 "현행법상 행정자치부의 동명 변경 승인을 얻기 위해서는 주민 80% 이상이 찬성해야 하고 동명이 바뀌면 인감과 호적 관련 서류 등 60여종의 서류를 고쳐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해 아직까지 동명을 바꾸지 못하고 있다 "고 말했다.

달서구청측은 삼성상용차 퇴출을 계기로 주민들이 다시 동명 변경을 요구하고 있어 내년중 주민 의견을 수렴해 동명 변경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대구=정용균기자>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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