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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1월 7일 18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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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말 이래 미국 증시가 안정되면서 외국인들의 순매수 행진이 이어지고 있고 미국 대선 이후 새로운 기대감이 형성될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따라서 외국인들의 순매수가 이어지는 과정에서 상승모멘텀을 줄 수 있느냐는 현대처리문제로 귀결된다는 것이 증시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워버그딜론의 임원은 “기업구조조정이 다소 미흡하다는 인식이지만 지난 485의 저점에서 560선까지 장중 17∼18% 가량이 올랐다”면서 “현대문제가 있지만 조정이 예상되는 시점이었고 이틀간 1% 수준밖에 조정이 안된 것을 보면 강한 장세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외국인들이 연속 7일째 4000억원 가량을 순매수했고 매매패턴상 단기간에 갑자기 톤을 바꾸지는 않아 순매수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본다”면서 “삼성전자는 15만원 이하에서 자사주 매입이 예상되고 20만원 이상이면 몰라도 현재의 가격 수준에서는 좀더 사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러나 외국인들의 순매수 기조가 유지되지만 현대문제의 충격과 강도에 따라서 매매강도를 조절할 가능성이 있다. 또 MSCI의 대만지수 편입률 상향조정도 일부 국내 투자분이 축소될 가능성도 나타날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이정호 연구위원은 “현재의 현·선물 장에서 외국인들의 매도강도가 제일 중요한 요인”이라면서 “외국인들에게 현대건설이나 대우차 처리 지연, MSCI의 대만지수편입률로 반도체 등 종목간 대체가 다소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문제는 자체 자구안이 외환은행을 주축으로 하는 제1,2금융권 채권단협의회에 제출되면서 가닥을 잡아갈 것으로 전망돼 좀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현대상선 보유 현대중공업·현대전자 지분 매각 및 부동산 매입 등 계열사 지원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마련중이다.
현대의 추가 자구안이 마련되면 전체 채권단 협의회에 상정돼 검토되고 상환유예를 확정받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현대건설의 처리에 대해서는 부도처리해야 한다는 강경론과 부도때 협력업체 연쇄도산과 실업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온건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양상이다.
증시관계자들은 현대문제의 향배가 두고두고 영향을 주는 요인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종합주가지수는 20일 이동평균선 돌파를 지지선으로 오는 목요일 옵션만기일이나 현대처리 전개방향에 따라 출렁이면서 당분간 530∼580선에서 등락할 것으로 전망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동원경제연구소의 이승용 이사는 “500에서 560선으로 상승하면서 20일 이동평균선을 돌파했다”면서 “단기 상승과 현대처리 방향을 보면서 등락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 법정관리설이 수면위로 공론화돼 불확실성이 다소나마 해소됐고 정부나 현대도 시장의 시선을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등락 속에서 다소 밀리더라도 530선 이하로는 빠지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종목별로도 당분간은 선물 연계로 인한 프로그램 매물출회와 대형주 리드의 단기 급등이 조정을 받으면서 지수관련 대형주가 묶일 가능성이 있다. 일단 연말 배당투자를 염두에 둔 개별 종목별 순환매가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대건설 문제는 아무런 해결조짐없이 장기화되는 것이 한국경제든 증시든 간에 가장 좋지 못한 상황이어서 신중하되 확실히 매듭짓고 가야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기석 <동아닷컴 기자> dong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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