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 박스오피스] 'Charlie's Angels', 단숨에 1위 등극

  • 입력 2000년 11월 7일 11시 31분


장장 4주간 1위 자리를 지켰던 로버트 드 니로 주연의 코미디 'Meet the Parents'가 드디어 적수를 만났다. 콜롬비아 영화사가 배급한 'Charlie's Angels'이 4일 3천37개의 극장에서 개봉하자마자 평균 1만3천 달러, 총 4천50만 달러의 수익을 올리며 단숨에 1위로 등극했다.

70년대 TV미니시리즈를 각색한 'Charlie's Angels'은 카메론 디아즈, 드류 베리모어, 루시 리우 등 글래머 탐정 삼총사가 범죄와 싸우는 코믹액션물. 뮤직비디오 감독이었던 Joseph McGinty Mitchell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화면 구성이 돋보인다는 평을 들었다. 이 작품은 제임스 본드 시리즈보다도 훨씬 좋은 출발을 보이면서 미녀 트리오들을 할리우드에서 새롭게 주목받게 했다. 평론가들은 줄거리에 관해 혹평했지만 극적 재미와 그럴싸한 액션은 호평했다.

9천200만 달러의 제작비를 들인 이 영화는 작년 12월 말하는 쥐들이 등장하는 영화 <스튜어트 리틀> 이후 이렇다 할 성공작이 없었던 콜롬비아 영화사의 올해 첫 히트작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콜롬비아사의 대변인은 관객들이 미국과 캐나다의 모든 연령대와 인종에 골고루 퍼져있으며 그중 65%가 21세 이상이라고 밝혔다. 옛 TV프로의 향수를 느끼려는 장년층이나 미녀들의 멋진 액션을 즐기려는 젊은층 모두에게 어필하고 있는 것. 영화사는 이 영화를 30~35일 동안 전미 주요 극장들에 배급할 계획이며, 다음주 일본을 시작으로 오스트레일리아, 독일, 프랑스, 홍콩, 아르헨티나 등 해외에서도 11월 내 개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내 개봉일은 11월 25일.

'Charlie's Angels'의 선전으로 'Meet the Parents'는 왕좌를 내주고 2위로 내려앉았다. 그러나 31일 동안 방영되었던 이 영화는 현재 총 1억1천690만 달러의 수익을 기록했으며 지난 주말에도 매표수익의 13% 정도만 하락했을 뿐이어서 여전히 건재를 과시했다. 3위는 불가사의한 캐디가 등장하는 로버트 레드포드 감독의 골프 드라마 'The Legend of Bagger Vance'로 1천2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반면 박스오피스의 '핵폭탄'이었던 호러영화 <블레어윗치>의 속편인 'Book of Shadows'는 두 주만에 매표수익이 60%나 떨어져 5위를 차지했다. 이 영화는 10일만에 총 2천210만 달러의 수익을 올린 바 있다. 어린이 관객에게 인기를 끌었던 'The Little Vampire'도 매표수익 45%가 떨어져 지난 주 6위에서 이번 주 8위를 기록했으며, 코미디물 'Lucky Numbers'도 7위에서 9위로 내려앉았다.

본격적인 성수기인 추수감사절이 다가오면서 극장가는 한껏 들뜬 분위기다. 9월과 10월에 개봉된 영화는 전반적으로 빛을 보지 못하지만 11월 초에 개봉되는 대작이 전통적으로 큰 수확을 거두곤 했기 때문. 1994년의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95년의 <에이스 벤추라2>, 96년의 <랜섬>, 98년의 <워터보이>가 그 예다. 그러나 휴일 기간에는 대개 하나의 영화가 관객들을 평정한다는 속설도 있어 다들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과연 'Charlie's Angels'이 출발에서의 호조를 지속해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정유미 <동아닷컴 기자> heav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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