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국악경연 홍수 '名人' 넘쳐난다

  • 입력 2000년 11월 6일 00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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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전남지역 곳곳에서 열리고 있는 전국단위 국악경연대회를 통폐합, ‘소리의 고장’에 걸맞는 행사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5일 광주시와 전남도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 정기적으로 열리는 국악경연대회는 2일 폐막된 광주국악대전(제8회) 등 무려 17개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대회는 한결같이 ‘국악발전 도모’ ‘국악인구의 저변확대’ 또는 ‘신인발굴’들을 기치로 내걸고 주로 10월과 11월에 개최되고 있다.

이 가운데 목포전국국악경연대회(목포국악협회 주최)와 전국팔마고수대회(순천국악협회) 등 2개 행사는 개최년수가 12년에 이르고 있으나 나머지 10여개 대회는 최근 3∼4년 사이 집중적으로 신설된 행사다.

이처럼 일시에 유사행사가 급증한 것은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일선 시군이 관내 국악관련단체의 요구를 수용해 각자 남도소리의 명맥을 잇겠다며 독자적인 대회 개최를 고집한데 따른 것이다.

특히 최고상을 대통령상으로 내건 대회만도 광주임방울국악제 장흥전통가무악제전 진도남도민요경창대회 등 8개에 달하고 이들 상이 대부분 20대 전수자들에게 돌아가 종전 대통령상수상자를 ‘명인’으로 예우해 온 국악계의 전통마저 흔들리고 있다.

또 지난달 28일 막을 내린 보성소리축제(제3회)의 경우 특정인맥에 대통령상이 돌아갔다는 의혹이 탈락자에 의해 제기되는 등 수상자 선정기준 및 채점과정의 공정성 문제도 잇따라 부각되고 있다.

국악계 원로들은 “‘명인’호칭을 듣자면 적어도 50세가 넘어야 했던 것이 국악계의 전통이었다”며 “남도소리의 전통과 권위를 지키고 우수 명인명창 발굴을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유사대회를 통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김권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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