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A선택2000]부시-고어 오차범위內 격돌

  • 입력 2000년 11월 5일 19시 30분


미국 대통령선거(7일)가 초읽기에 돌입한 가운데 공화당 조지 W 부시 후보와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는 4일 마지막 주말 유세를 갖고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부시 후보는 이날 양 후보가 경합을 벌이고 있는 미시간과 펜실베이니아주에서, 고어 후보는 테네시와 웨스트버지니아주에서 각각 총력 유세전을 펼쳤다.

부시 후보는 “8년에 걸친 민주당 정권을 심판하고 새로운 출발을 하자”며 지지를 호소했으며 고어 후보는 “번영을 지속하려면 민주당이 계속 집권해야 한다”며 부시 후보의 자질문제를 거론했다.

한편 이날 발표된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는 여전히 부시 후보가 고어 후보에게 2∼3% 차로 오차 범위 내에서 앞서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CNN 방송과 USA투데이지, 갤럽의 공동여론조사에서는 부시 후보가 고어 후보를 47% 대 43%로 리드했다. 워싱턴포스트지 조사는 부시 48% 고어 46%, ABC방송 조사는 부시 48% 고어 45%, MSNBC와 로이터 공동 조사는 부시 46%, 고어 44%로 나타났다. 그러나 뉴스위크 최신호(13일자)의 여론조사는 고어 44%, 부시 41%로 나타났으며 폭스TV 여론조사는 두 후보가 43%로 동률을 기록했다.

이중 MSNBC 로이터 공동조사는 전날의 격차 4% 포인트에서 2%포인트가 줄어든 것이어서 부시 후보의 76년 음주운전 체포 전과가 폭로된 여파 때문으로 보인다.

또 선거인단 면에선 전체 538명 중 부시가 213명, 고어가 182명을 확보했으며 부동표는 143명이라고 ABC방송이 분석했다. 그러나 로이터통신은 부시와 고어가 각각 200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했을 뿐 나머지 138명의 향배는 아직 미정이라고 밝혔다.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되기 위해선 270명 이상의 선거인단을 확보해야 한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美대선 각국의 이해관계 ▼

세계 각국 정부는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와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 가운데 누구를 선호할까. “둘 가운데 어느 누구의 편을 드는 것은 외교적으로 적절치 않지만 각국 정부는 미국의 대선 결과에 깊은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고 CNN방송이 4일 보도했다.

우선 중국은 부시 후보가 국가미사일방어체제(NMD)에 집착하는 것을 우려한다는 것. 지난 달 중국 관영 잡지 ‘베이징 리뷰’는 국립국방대학의 두 연구원의 말을 인용해 “부시 후보는 중국을 라이벌로 보고 중국을 위협하는 NMD를 추진할 것”이라며 “부시 후보의 승리는 미―중관계를 후퇴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은 물론 러시아 영국 프랑스 독일 캐나다 등은 9월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NMD 추진 여부 결정을 후임자에게 넘기겠다고 했을 때 안도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부시 후보는 NMD의 신속 배치를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는 고어 후보가 속한 민주당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 왔다. 최근 몇 년간 클린턴 대통령과 보리스 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이 친밀한 사이였고 고어 자신도 부통령으로서 대러 외교에 개입해 왔다.

반면 인도는 부시 후보가 포괄적 핵실험 금지조약(CTBT)에 반대하는 데 안도하고 있다. 98년 핵실험에 성공한 인도는 CTBT 서명을 거부하고 있다.

그러나 고어 후보는 “내가 대통령이 되면 CTBT 비준안을 상원에 다시 제출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미국이 CTBT를 비준하면 인도는 조약에 서명하라는 더 큰 압력에 직면하게 된다.

아랍국가들은 고어 후보가 유대인인 조지프 리버맨을 러닝 메이트로 택한 것에 깊은 의구심을 표시한다. 이집트 정부 기관지 알 아크바르의 가랄 드와이다린 편집장은 8월 “고어의 결정은 클린턴 대통령이 친 이스라엘적인 미국내 유대인들을 중용한 때부터 시작된 이스라엘에 대한 굴복의 사슬을 잇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은 “둘 중 누구에게도 전혀 관심없다. 누가 되든 그와 싸울 준비가 돼 있다”며 ‘반미 노선’ 지속 의지를 피력했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

▼힐러리, 투표율 비상 ▼

미국 뉴욕주 연방 상원의원에 출마한 빌 클린턴 대통령의 부인 힐러리 여사와 공화당 릭 라지오 하원의원이 한치의 양보도 없는 불꽃튀는 접전을 벌이고 있다.

뉴욕타임스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힐러리는 상대후보인 라지오 의원에 8%포인트 차이로 앞서기는 했으나 투표율이 45% 이하로 떨어질 때는 박빙의 우세밖에 유지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힐러리 여사는 남편인 클린턴 대통령의 지원사격에 기대고 있는 반면 라지오 의원은 공화당 표밭인 뉴욕주의 북부지역 공략에 힘을 쏟고 있다. 클린턴 대통령은 4일 뉴욕시 유세에서 힐러리 여사가 출마를 결정했을 당시 어려운 싸움이 될 것이라고 충고했다고 밝힌 뒤 “힐러리는 놀랄 정도로 선거유세에 열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지오 의원은 이날 힐러리 여사가 이스라엘에 대한 무력사용을 옹호하고 있는 회교단체에 감사편지를 보내기 위해 백악관을 이용했다고 맹비난했다. 3일 공개된 문제의 감사편지에는 힐러리 여사의 사인과 함께 ‘미국회교동맹(AMA)의 매사추세츠 지회 모임과 관계를 맺어 기쁘다’는 글이 적혀있다.

뉴욕주 북부지역에서 선거유세를 벌이고 있는 라지오 의원은 “이번 소동에는 많은 문제가 있다”고 물고 늘어졌다. 이에 힐러리 여사는 자신의 사인은 컴퓨터로 찍힌 것이며 3일까지도 편지발송 사실을 몰랐다고 해명하고 있다.<뉴욕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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