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가 있는 맛집]양재동 '할머니 해장국집'

  • 입력 2000년 11월 3일 18시 50분


서울에서 개점한지 10년이 넘는 식당을 찾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5년만 넘으면 성공한 집이고 설사 성공했다 하더라도 자식들에게 물려주는 것을 꺼리다 남에게 넘기거나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

해장국집하면 머리에 그려지는 것이 그리 크지도 않고, 조금은 낡은, 그리고 시골같은 느낌이 드는 식당이다. 이런 집을 일찌감치 아들이 대를 이어서 하겠다고 나섰고 아버지는 장가도 안간 아들에게 명의를 이전해준 곳이 서울 서초구 양재동의 할머니 해장국집이다. 이 자리에서만 벌써 10년째다.

해장국은 지역이나 끓이는 법에 따라 다양하지만 크게 선지해장국과 콩나물해장국, 북어해장국으로 나뉜다. 이 집은 선지해장국을 끓이는 데 잡뼈를 아침부터 저녁까지 푹 고다가 여기에 우거지 파 된장 고춧가루를 넣고 약한 불에 밤새 끓인다. 새벽에 국물을 덜어내어 선지와 마늘 고기를 넣고 다시 끓여서 숭숭 썬 대파를 얹어서 나온다. 해장국하면 좀 얼큰한 맛을 상상하지만 이곳은 그저 집에서 끓여낸 시래깃국처럼 깊고 단순한 맛이 난다. 낮에도 사람들이 해장국을 찾는 비결이 바로 이 때문이다.

앉으면 무조건 갖다 주는, 배추와 무를 한꺼번에 섞어서 담근, 김치 반 깍두기 반인 김치는 그냥 먹어도 맵지도 짜지도 않고, 설렁탕 국물을 넣어 담가서인지 시원하다. 메뉴는 해장국(4000원)과 설렁탕(4000원)뿐이다.

매일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연다. 휴일에는 오후 5시까지. 일요일은 쉰다. 차는 길가에 세울 수 있다. 02―574―2641

김재찬(치과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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