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이광희 퓨전패션쇼 "패션이 음식을 만날때…"

  • 입력 2000년 11월 2일 18시 52분


패션과 음식이 만난다.

구체적으로 가을(Fall) 패션(Fashion) 음식(Food) 꽃(Flower) 우애(Fraternity) 등 다섯 가지 F의 테마가 합쳐진 퓨전(Fusion)쇼다.

6일 오후 7시 서울 하얏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펼쳐지는 오트쿠튀르(맞춤복)전문 디자이너 이광희의 데뷔 20주년 기념패션쇼에서.

옷은 눈으로 보지만 음식을 통해 혀와 입으로 패션을 느낄 수 있다. 고전미와 여성미가 한데 어우러진 드레스 파티복 80여벌이 화사하게 표현되는 동안 접시에는 브라운색 고추콩이 혼합된 ‘파파야 드레싱 연어’, 적갈색 인삼과 꿀을 혼합한 ‘얼음셔벗’, 녹색풀이 둥둥 떠있는 ‘깻잎향 호박수프’, 녹차가루가 솔솔 뿌려져 있는 ‘모과소스 라미슈’ 등의 색깔요리를 선보인다.

가을과 어울리는 높은 하늘, 넓은 평야, 깊은 바다와 같은 주제가 패션과 푸드로 동시에 연출되는 것. 기본 색상인 갈색 푸른색 녹색을 실크 시폰 캐시미어 헤링본 가죽 등의 다양한 소재에 녹여냈고, 음식도 갈색 푸른색 녹색이 주조가 되도록 세심하게 디자인했다. 60∼70년대 세계적으로 미니멀리즘을 선도했던 해외디자이너 프랭크스텔라, 켈리, 소토의 기하학적인 디자인기법을 이번 쇼에 벤치마킹하듯, 고전적인 한식과 양식이 절충된 퓨전푸드도 미각을 사로잡을 듯. 메인디쉬인 안심스테이크는 짭짜름한 불고기소스로 두르고 매쉬포테이토 곁들임에는 크림대신 갈아만든 멸치, 올리브유 대신 고추기름을 넣어 담백함을 더했다.

이광희는 “그동안 옷을 보는 시각이 너무 평면적인 것 같아 안타까웠다”며 “옷과 동일한 컨셉트를 음식에 적용해 시각 후각 미각이 만족할 수 있는 신개념쇼를 구상해 본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의 수익금은 루푸스(만성적 자가면역질환)를 앓고 있는 환자들을 위해 쓰인다. 02―792―2566.

<조인직기자>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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