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정무위]"실세 조카들 비리연루 …조카 공화국"

  • 입력 2000년 10월 26일 23시 36분


26일 국회 정무위는 당초 예정보다 1시간반 이상 지난 오전 11시40분에야 증인신문에 들어갔다.

동방금고 불법대출사건 등을 둘러싼 여야의원들의 소모적인 정치공방 때문이었다.

먼저 민주당 의원들이 긴급대책회의를 갖는다는 이유로 예정시간보다 50분이나 늦게 회의장에 나타났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확인되지 않은 얘기로 민심을 어지럽게 한 데 대해 강력 대처해야 한다는 격앙된 분위기를 달래기 위해서였다”는 게 민주당측의 설명.

개회 후엔 한나라당 의원들이 일제히 동방사건과 관련한 정치공세를 폈다. 정형근(鄭亨根)의원은 “항간에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 내외와 박지원(朴智元)전 문화관광부장관, 박재규(朴在圭)통일부장관 등의 조카들이 각종 비리사건에 줄줄이 연루돼 ‘조카 공화국’이라는 말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병석(朴炳錫·민주당)의원은 “항간의 소문을 증폭시켜선 안된다”고 소리를 높였다.

이어 현대사태에 대한 의원들의 추궁이 쏟아졌다.

이성헌(李性憲·한나라당)의원은 서면질의를 통해 “현대그룹 유동성 위기의 진앙은 금강산 관광사업 등 무리한 대북사업”이라고 지적하면서 “국가적 위기를 초래하고 있는 현대의 대북사업을 정부가 방관한 것은 현대와 정부간 커넥션이 있기 때문이 아니냐”고 물었다.

그는 또 “현대는 금강산 관광유람선 금강 풍악 봉래호를 임대했다고 말하나 관광유람선을 사들인 게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고 말했다.

박병석 의원도 “항간에 현대가 북한에 막대한 돈을 퍼주고 있다는 의혹이 있다”고 거들었다.

현대의 주거래은행을 대표해 나온 김경림(金璟林)외환은행장은 “자구계획이 제대로 이행되고 제1금융권의 채권연장이 이뤄지면 유동성 위기가 극복될 것”이라며 “늦어도 이달 말까지 현대문제에 대한 결론을 내리겠다”고 답변했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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