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정영남/자리 양보한 할머니께 감사

  • 입력 2000년 10월 23일 18시 03분


며칠 전 아이들을 데리고 서울 어린이대공원에 가기 위해 기차를 탔다. 기차는 만원이었고 자리를 잡지 못해 서서 가게 됐다. 등에 업은 아이탓인지 이마에 땀이 맺혔다. 어디선가 "아기 엄마 여기 앉아요" 라는 말이 들렸다. 돌아보니 어느 할머니였다. 할머니는 어찌할 줄을 모르는 나의 손을 끌고 가 앉게 했다. 너무나 죄송스러웠다. 할머니의 얼굴을 제대로 쳐다볼 수조차 없었다. 다시 한번 그 할머니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하려고 했는데 할머니가 보이질 않았다. 내가 미안해 할까봐 다른 곳으로 간 것인지 아니면 내린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 날의 일이 주위에 있던 학생들에게 무언의 교훈이 됐으리라고 본다.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정영남(부산 해운대구 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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