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초점]문광위, 외규장각도서 교환방식 비판

  • 입력 2000년 10월 20일 19시 05분


“유괴당한 자식을 찾아오는 데 또 다른 인질을 보내야 하느냐.”

20일 국회 문화관광위의 국립중앙박물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대등한 문화재 교환 전시’방식에 의해 외규장각 도서를 돌려받기로 한 데 대해 집중 비판했다.

약탈당한 문화재를 찾기 위해 다른 문화재를 내보내는 ‘등가교환’ 방식은 문제가 있다는 것.

한나라당 심규철(沈揆喆)의원은 “프랑스가 갖고 있는 외규장각 도서는 납치당한 자식과 같다”고 했고 남경필(南景弼)의원은 “문화부와 국립중앙박물관 등 문화 관계자들은 등가교환을 명확하게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나라당 정병국(鄭柄國)의원은 “우리 문화재를 지켜온 국립중앙박물관장이 곧 프랑스 관계자를 만날 테니 국감 자리에서 소신을 밝혀 달라”며 가세했다.

민주당 이미경(李美卿)의원과 자민련 정진석(鄭鎭碩)의원도 각각 ‘원칙론’과 ‘자존심론’을 제기했다. 이의원은 “원칙이 중요하다”면서 “우리 문화재를 프랑스말고 다른 나라에서도 돌려받아야 하는 데…”라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정의원은 “문화재라는 ‘자존심’을 찾기 위해 또다른 ‘자존심’을 팔면서 국내 문화재법을 어기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순규(金順珪)문화부차관과 지건길(池健吉)국립중앙박물관장은 외교통상부 및 관련 기관과 협의하겠다는 주장만을 되풀이했다. 그러자 의원들은 “문화 정책을 책임지는 관계자들의 소신으로는 매우 실망스럽다”고 힐난했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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