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 "일시반등해도 연속성 유지 어려운 상황"

  • 입력 2000년 10월 11일 17시 55분


11일증시도 힘없이 붕괴됐다.

거래소시장은 31.1포인트가 하락하고 코스닥 시장도 7.19포인트가 떨어지는 그야말로 급락장세를 보였다.

반도체 관련주를 중심으로 한 미국증시의 약세와 이에 따른 외국인들의 매도공세가 폭락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금의 증시상황은 수급불안등 대내외적인 증시 불확실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연속성 있는 상승모멘텀이 쉽게 포착되지 않고 있다.

11일 오전에 열렸던 진념 재경부 장관과 증권사 사장단과의 조찬모임에서도 직접적인 수요를 유발할만한 증시대책이 없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하락을 더욱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대우중권 애널리스트는 "98년 6월부터 올 7월 중순까지 유일하게 상승추세를 유지하며 시장 선도주 역할을 맡았던 삼성전자가 연중 최저치 수준으로 급락한 것은 시장 전반에 무력감을 극대화 시키고 있다"며 "금융등 대중주를 비롯해 정보통신등 첨단 기술주와 코스닥 벤처주 등 그동안 순차적으로 지수상승을 주도했던 종목군의 이번 주가급락이 단계적 조정과정의 막바지 국면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시말해 종합주가지수의 중기적인 추세전환은 삼성전자의 바닥권 확인이 선행돼야 한다는 얘기다.

최근 장세에서 뚜렷한 매수주체가 실종되고 있다는 것도 취약장세의 한 원인으로 꼽힌다.

외국인투자가들은 미국시장의 불안정한 움직임과 반도체관련주가 약세를 보이면서 매도를 지속할 태세다.

기관들도 자금시장 불안속에 매수여력이 없다고 하소연 한다.

일반투자자들은 간헐적으로 매수우위를 지속하고 있지만 단기 매매에 비중을 두고 있어 주가지수를 견인하는데엔 한계에 부딪치고 있다.

한국투신 펀드매니저는 "주가를 상승시킬 호재찾기가 무척 어렵다는 것이 현실"이라며 "주가 급락속에 대부분의 종목이 낙폭과대주라는 점이 유일한 기대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을뿐"이라고 말했다.

증시 분석가들은 거래소는 물론 코스닥시장도 폭락세를 보여 내일(12일)은 기술적인 반등도 기대가 되지만 돌발적인 재료가 출현하지 않는한 상승보다는 추가 하락의 가능성이 더 큰 상황이라는 견해가 더욱 우세한 형국이다.

KGI증권 분석가는 "오늘 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단기 반등에 대한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문제는 반등국면이 오더라도 연속성을 유지하기엔 시장에너지가 너무 취약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결국 "쉬는 것도 훌륭한 투자"라는 증시격언에 잠시 몸을 맡겨보는 것이 좋다는 말이 증시주변에서 설득력을 얻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김동원<동아닷컴 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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