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코스닥 90선 붕괴…하락종목 511개로 사상 최대

  • 입력 2000년 10월 11일 10시 34분


미국 나스닥 하락과 거래소시장의 불안으로 투자심리가 악화된 가운데 코스닥지수가 5일만에 지수 90선이 붕괴됐다.

특히 오후들어 거래소가 550선이 붕괴되며 연중최저치를 기록하는 가운데 코스닥에서도 하락종목이 511개로 사상 최대를 기록하는 등 투매심리가 확산되고 있다.

11일 코스닥시장에서 코스닥지수는 오전 중 5일만에 90선이 붕괴된 뒤 낙폭이 더욱 확대되며 오후 1시30분 현재 전일비 9.30% 추락한 84.38로 지난 9월25일(79.16)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지난 9월25일 장중 75.16의 저점에서 지난 9일 96.37까지 급등한 뒤 이틀째 조정을 보이고 있다.

종목별로는 시가총액 상위종목인 한통프리텔, LG텔레콤, 한통엠닷컴, 하나로통신 등의 통신주는 물론 다음, 새롬기술, 한글과컴퓨터, 옥션 등 인터넷 관련주도 급락,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이 모두 9∼11% 급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시가총액 20위 종목중 어제 진두네트워크와 합병추진을 발표했던 대양이엔씨만이 유일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을 뿐이다.

증시관계자들은 코스닥이 단기 급등을 한 이후 조정과정에 접어드는 시점에서 미국 증시불안과 외국인들의 매도지속, 삼성전자 등 반도체 관련주의 폭락세 등으로 거래소가 폭락하면서 투매심리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외국인들이 선물시장에서 2800계약의 순매도를 보이는 등 향후 장세 전망 악화를 겨냥한 매매패턴을 보이고 있어 지수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동양증권 투자전략팀의 조오규 과장은 “거래소가 새로운 저점 확인을 요구받는 불안이 확산되면서 제한된 에너지로 낙폭과대 메리트가 작용했던 코스닥도 어려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면서 “장 전체가 급락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할 경우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조오규 과장은 “미국의 경우 장기적인 관점에서 단기 실적악화가 예상될 경우 그 분기의 실적악화 정도만 조정되고 급락 이후 급등도 가능한 장인데 반해 국내 코스닥기업들은 실적전망이 검증이 안된 상황”이라면서 “국내 수급불안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나스닥 불안이 가중돼 급락하면 회복을 기대하기는 더욱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이기석 <동아닷컴 기자> dong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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