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 업체매물 나오며 달러화 장중 하락반전

  • 입력 2000년 10월 4일 16시 58분


주가상승에 업체매물 출회로 개장초 급등세를 보이던 달러화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개장초 환율이 워낙 급등함에 따라 장중 하락반전에도 불구하고 2일 종가보다 2원이나 상승한 채로 장을 마쳤다.

4일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대우자동차에 이어 한보철강 매각마저 무산되고 엔/달러 환율이 108엔 후반대로 상승한데 이어 주가가 17포인트 급락하자 2일 종가보다 1원 높은 1119원에 갭업(gap-up)개장한뒤 1122.40으로 치솟았다.

이후 차익실현 잉여물량 처분매도세가 출현하며 10시28분 1120.80으로 반락하기도 했으나 역외매수세 및 업체결제수요 유입에 투기매수심리가 가세되자 11시2분 1123.20으로 추가상승했다.

그러나 주가가 장마감까지 상승세를 유지하고 가스공사, 삼성전자 등 업체매물이 출현하기 시작하자 한은 수탁금 이자상환분을 들고 있던 일부 은행이 손절매도에 나서기 시작하며 하락세로 돌아섰다.

급등하던 환율이 급락 전환하자 투기매도세도 가세되며 3시46분 1118.80으로 하락했던 달러화는 숏커버 매수세가 유입되자 1119.90으로 반등하며 거래를 마쳤다.

외은권의 한 딜러는 "오전장에 나온 역외매수세중 상당수가 헤지가 아닌 투기로 판명났다"면서 "1123원까지는 투기매수세가 장을 주도하면서 환율을 끌어올리는데 성공했지만 지난주 3억달러나 매집했던 가스공사가 매도에 나선뒤 시장 잉여물량 부담이 확인되자 강세기조가 삽시간에 무너져 버렸다"고 말했다.

다른은행 딜러는 "하루 거래량이 적은 것은 아니나 중요한 포인트에서는 매수매도 호가가 극히 얇기 때문에 볼륨을 크게 하는 인터뱅크 딜러들이 환차익을 내기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장중 환율흐름이 상당히 투기화되어 있기 때문에 'Stop Loss는 짧게, Profit Taking은 길게 가져가라'는 교과서 원칙을 지키다가는 손실만 가중되기 쉽상인 장"이라고 말했다.

딜러들은 주가가 상승했지만 외국인의 주가지수선물 매수에 의한 것일뿐 제반상황에 개선된 것이 없기 때문에 환율추가상승 여력은 충분한 상태라고 전했다.

한 딜러는 "현재 주변 여건상 다시 1115원으로 하락하는 것은 무리"라면서 "1125원 이상도 부담스럽기 때문에 당분간 1120원선을 중심으로 등락하는 장세에서 발빠른 대응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재문<동아닷컴 기자>j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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