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칼럼]"야구 드림팀, 역시 고수들은 다르군"

  • 입력 2000년 10월 2일 12시 01분


모두가 살아났다!

23일 일본전은 한국 프로야구의 운명이 달린 게임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마지막 경기가 사회인팀이나 다름없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이니 일본을 이기면 극적인 회생이 가능했다.

이 얘기는 선수들과 감독에게만 해당된 것이 아니었다. 대표팀에 관련된 숱한 사람들의 모가지가 일본전 승패에 달려 있었던 것이다.

가장 큰 이해 당사자는 김응룡감독과 코치들, 그리고 선수들이다. 김감독은 화려했던 야구인생에 큰 오점으로 남을 뻔했다.

호주와 쿠바전 역전패, 미국전 패배가 모두 승부처에서의 결정적인 ‘벤치 뻑’으로 졌다는 평가가 많다. 동료가 다쳤는데 일부 선수들은 카지노로 몰려가 도박을 했다. 설상가상은 이런 때 쓰는 말이다.

국내에서는 간판스타로 대접받았던 선수들은 어떤가.이름값만 으시대다 졸전을 벌이고, 카지노로 몰려가는 추태를 부렸고, 성의없는 플레이로 일관하는 선수들.

대회참가를 위해 프로 참가를 유도한 KBO와 각 구단 사장들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비난을 무릅쓰고 여론까지 들먹이면서 시즌중단 불가방침을 번복했다.

반대여론이 만만치 않은데도 처음부터 정해진 각본처럼 일사불란하게 시즌을 중단시켰다.만일 예선탈락이 되면 당연히 책임론이 대두될 뻔 했다.

또 대회준비에 열성을 다해온 정몽윤 대한야구협회 회장도 큰 낭패감을 맛볼 것이다.정회장은 임기중에 올림픽메달의 숙원을 풀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면서 프로출신의 대표팀 선발을 강력하게 주장했다.브리스번 전지훈련부터 호주에 날라와 대표팀 지원을 진두지휘해 왔다.

누가 알았을까, 전날까지 헛스윙만 해대던 이승엽이 마쓰자카를 상대로 홈런을 터뜨릴 줄. 카지노서 가장 오래까지 자리잡았다던 구대성은 멋진 호투로 면죄부를 받았다. 역시 공부 잘하는 넘씨들에겐 과외 선생도, 잔소리도 필요없다니깐.

이제 카지노 사건도 묻혔고, 결정적인 벤치의 작전 미스도 없었던 일이 됐다.악몽의 예선 탈락은 없어졌고 드림팀 대접 받는 일만 남았다. 좋겠다. 너희들!

http://www.entersports.co.kr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