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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9월 29일 18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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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중반에 에이즈가 창궐하면서 카스트로 빌리지는 한때 인적이 끊긴 유령의 마을로 바뀌었으나 에이즈의 감염경로가 규명되면서 동성애자들이 돌아와 오늘의 번성을 이루었다. 이 마을에는 금문교(金門橋) 가는 길에 들른 동양인들의 관광버스가 가끔 나타난다. 한 주민은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지 기고에서 ‘자녀들을 데리고 카스트로 빌리지에 관광을 오더라도 개의치 않는다. 동성애자도 그들과 똑같은 인간이라는 것을 곧 이해하게 될 것이다’라고 썼다.
▷커밍아웃(Coming out)은 동성애자임을 숨기고 살던 사람들이 성적 취향을 공개하는 것을 말한다. 커밍아웃은 본래 ‘알려지다’ ‘출판하다’ ‘사교계에 데뷔하다’는 뜻을 가진 단어이다. 탤런트 홍석천씨(30)가 한국에서 처음으로 커밍아웃을 해 방송사로부터 출연정지를 당했다. 한국에도 ‘동성애자 인권연대’라는 단체도 있고 동성애자들이 정보를 교환하고 친목을 다지는 인터넷사이트도 여러 개 생겼다.
▷동양인은 인종적으로 동성애자들이 적다는 가설도 있지만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은 아니다. 가족을 중시하는 동양 사회에서는 동성애적 성향이 사회적으로 억압돼 동성애적 소질의 사람도 이성애(異性愛)의 생활을 하게 된다는 해석이 더 맞을 것 같다. 동물도 동성애를 하고 동성애자는 그런 소질을 갖고 태어난다는 과학적 연구도 있다. 사회적 ‘왕따’를 당하는 한국 동성애자들과 달리 미국 동성애자들은 성적 취향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어느 정도 획득했다. 그러나 종교계 등에서는 본인 책임에 더 무게를 두며 동성애를 용인하지 않는다.
황호택<논설위원>ht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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