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출렁장세에서는 가치주에 관심을

  • 입력 2000년 9월 26일 16시 49분


'증시가 출렁일 때는 가치주에 관심을'

외국인들이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대규모 매도에 나서면서 증시가 장중에도 급등락을 거듭해 불안한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26일 증시도 종합주가지수가 전날보다 2.57포인트 오른 587.60으로 마감됐으나 장중에는 출렁거림이 심했다.

외국인이 910억원이나 내다 판 반면 투신등 기관투자가들은 954억원규모를 순매수해 기관-외국인간 힘겨루기에서 이날은 기관들이 결과적으로 판정승을 거뒀다.

하지만 증시 여건이 크게 호전되는 모습을 보이지 못해 장세의 출렁거림은 당분간 지속될전망. 특히 최근 반도체업종을 중심으로 세계 경기가 꺽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지수관련주보다는 금융을 비롯해 철강,제지,도소매등 경기방어주나 가치주를 중심으로 개별 종목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주가가 장중 출렁이는 이유

조재훈 대우증권 팀장은 국내 증시의 체력이 약화된 가운데 외국인들도 최근에는 미국 증시 동향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단타매매에 치중하고 있어 주가 등락이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반도체가격 전망에 대해서는 미국 분석기관 사이에서도 견해가 엇갈려 주류는 미국의 인텔이나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주가가 떨어지자 국내증시에서도 삼성전자주를 중심으로 매도세를 강화하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사자 물량도 들어오며 있다.

선물시장과 연계된 프로그램 매매도 주가를 출렁이게 하는 요인.외국인들이 선물시장에서 투기적인 단타 매매 규모를 늘리면서 가뜩이나 수급이 약화된 현물시장이 소규모의 프로그램 매물에도 즉각 영향을 받는 모습이다.

그러나 동양증권 김주형 연구원은 등락이 거듭하는 이유를 바닥권에 진입했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550대에서 바닥을 두 번 찍으며 반등을 시도하고 있는데 반등 강도가 강력하지 못해 등락을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26일 주가가 소폭이나마 상승세를 지속했고 특히 5일 이동평균선을 돌파한 후 마감돼 반등이 끝났다고는 보기 어렵다며 미국 증시 상황에 따라 틀려지겠지만 반등 노력은 계속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치주에 관심을

외국인들이 최근 국내 증시에서 팔아치우는 주식의 60∼70%를 반도체주가 차지하고 있다.

미국 증시에서 반도체를 비롯한 기술주가 힘을 잃으면서 국내 증시에도 파급효과가 크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외국인의 매도세 속에서도 삼성전자는 20만원선을 지지선으로 무너졌다가도 곧바로 회복하는 양상을 거듭하며 다른 종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면 중가 옐로칩 종목들 중에는 98년 IMF때의 주가수준까지 떨어진 종목들도 매우 많은 실정.

SK증권 강현철 연구원은 "삼성전자,SK텔레콤등 대형주의 주가가 외국인들에 의해 좌우되며 약세를 보이는 장에서는 지수 흐름은 큰 의미가 없다"며 개별 종목에 관심을 갖는 것이 바람직한데 대상은 가치주라고 밝혔다.

국내 경기가 4·4분기이후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미국을 비롯한 세계경기도 하락세에 접어들었다는 시각이 부각되고 있어 반도체등 경기 관련주보다 내수와 관련한 제지,철강,음식료업종의 경기 방어주를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우증권 조팀장도 최근 제약,제지,자동차부품등 내수업종은 상대적으로 탄력있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단기 관점에서 이들 종목에 관심을 가질만 하다고 조언했다.

박승윤<동아닷컴 기자>parks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