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주가지수 반등폭 어느 수준까지 가능할까

  • 입력 2000년 9월 25일 13시 42분


증시가 정부의 구조조정 청사진 발표를 계기로 추세적인 반등 모멘텀을 찾은 것인가.

25일 증시가 장 초반부터 강한 반등세를 나타내자 반등 배경과 함께 강세 지속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주가지수가 550대까지 추락해 낙폭 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이 예상되던 시점에서 미국의 비축유 방출에 따른 국제 유가 하락과 정부의 구조조정 청사진 발표가 촉매제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미국 증시의 반도체관련주가 여전히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고 국내 증시의 매수주체가 아직 취약해 600포인트대로 진입하는데는 저항이 많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한국투신 함정운 팀장은 "25일 증시는 주가가 550포인트대까지 떨어지면서 저가 매수세 유입에 따른 기술적 반등의 성격이 크다"며 "정부의 구조조정 가속화에 대한 의지가 이같은 반등에 촉매제 역할을 한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함팀장은 특히 은행의 잠재부실까지 들춰내고 공적자금을 통해 이를 메꿔준다는 정부 방침은 지난98년 1차 은행 구조조정때와 마찬가지로 은행주의 주가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함팀장은 그러나 600선근처에 대기 매물이 많아 큰 폭의 주가 상승은 아직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관측했다.

교보증권 박석현 연구원은 구조조정 촉진에 대한 기대감으로 은행주를 중심으로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의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는데 580대가 1차 저항선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국인들은 선물시장에서 환매수를 늘리고 있는데 투기적 거래의 측면이 많고 투신·증권등 기관에서는 프로그램 매수세가 많아 지속적인 주가 상승은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박 연구원은 국제유가 하락이 증시의 분위기 호전에 도움이 됐으나 증시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 나스닥증시가 약세를 지속하고 있고 특히 반도체주가 경기 논쟁속에 하락폭을 벌리고 있어 미국 증시 동향이 국내 증시의 상승 지속에 관건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금융·기업구조조정 청사진은 정부의 의지를 밝힌 점에서 시장의 모멘텀으로 작용했지만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약효가 사그라들 수 있어 정부의 실천 노력이 주가 향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우증권 심상범 연구원은 "오늘 증시의 호재는 지난 주말 약세를 보인 미국 증시가 유가 하락등으로 오늘밤에는 반등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이를 선반영하는 측면이 있다"며 하지만 미국 나스닥시장의 혼조세가 계속되면 국내 증시도 반등세 지속을 장담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심 연구원은 "선물가가 현물가보다 낮은 백워데이션 상황이 지속되는데도 불구하고 프로그램 매수세가 많지만 백워데이션 상태가 해소되려면 주가가 3일정도는 상승세를 지속해줘야 한다"며 주가지수의 흐름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승윤<동아닷컴 기자>park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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