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스타]소프 누른 和수영샛별 호헨반트

입력 2000-09-20 18:56수정 2009-09-22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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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개최국 호주 국민에게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얄미운 선수를 선택하라면 아마 첫 손가락에 네덜란드의 페테르 호헨반트(22)를 꼽을 것이다.

호헨반트는 17일 자유형 남자 200m에서 호주의 신세대 영웅 이언 소프(18)를 0.48초차로 제치고 세계신기록(1분45초35)으로 우승, 소프를 축하하기 위해 폭죽을 준비했던 호주인들을 머쓱하게 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호헨반트는 19일 자유형 남자 100m 준결승에서 47초84로 세계신기록을 다시 세워 우승 가능성을 높였다. 수영 자유형 남자 100m는 육상 100m,마라톤과 함께 올림픽의 3대 이벤트.

호주인을 더 속상하게 하는 것은 호헨반트의 기록이 16일 계영 남자400m의 랩타임으로 100m에서 자국선수 마이클 클림이 세운 세계신기록을 사흘만에 깨뜨린 것이기 때문.

호헨반트는 세계신기록 작성후 “매일 경기에 시달린 탓에 피곤이 쌓여 그냥 자고만 싶은데 수영장 시설이 좋아서 그런지 내가 세운 목표보다도 더 기록이 좋네요”라고 눈치없는 소감을 말했다.

수영에서 네덜란드의 국가색인 오렌지 열풍을 일으키는 호헨반트는 평상시에는 흰가운을 입는 의학도. 신장이 1m93인데 반해 체중은 71㎏밖에 나가지 않아 수영선수로서는 왜소한 편이다.

그의 아버지 레인은 원래 수구선수 출신으로 지금은 축구팀 ‘아인트호벤 PSV’의 팀닥터. 어머니도 72년 뮌헨올림픽 자유형 여자 800m에 출전했던 선수출신이다. 올림픽에서 메달을 때낸적이 없는 이들 부모는 종목에 상관없이 아들을 유명선수로 키우기 위해 남다른 극성을 보였다.

4세때 수영을 시작한 것을 비롯해 9세때까지 축구, 필드하키와 유도를 배웠다. 아버지는 의사 어머니는 현직 코치인 점을 이용, 어린이 스포츠교실을 운영하며 다른 아이들과 호헨반트를 비교했다. 결론은 단체경기보다 개인종목인 수영이 적합하다고 판단해 열살 때부터 수영을 집중 훈련시켰다.

이들의 극성은 여기서 그치지않았다. 이들은 자비로 네덜란드수영재단을 설립한 뒤 최첨단 수영장을 비롯한 트레이닝센터를 만들어 아들에게 비밀훈련까지 시켜왔다. 현역 최고의 지도자라고 불리는 호주팀의 돈 탈보트감독같은 경우도 “호헨반트가 연습하는 것을 한번 보는 것이 소원이다”라고 말할 정도.

극성 부모 밑에서 조련된 그가 과연 얼마나 빨리 물살을 가를지 두고 볼 일이다.

<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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