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따라잡기] 포철 소유한도 폐지로 DR발행 성공가능성

  • 입력 2000년 9월 20일 16시 26분


정부가 협의중인 포항제철의 1인당 소유한도 폐지가 이뤄질 경우 포항제철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을 전망된다.

20일 진념 재정경제부 장관은 “포항제철의 1인당 소유한도를 대폭 상향조정하든가 아예 없앨 방침”이라고 말했다.

산업자원부 고위관계자도 이날 동아닷컴과 전화통화에서 “현재 부처간 협의중이며 늦어도 이번주내에 결정될 것”이라면서 “상향조정보다는 폐지쪽이며, 폐지시기는 DR 발행 이후에 법개정절차 없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당초 밝힌 대로 자사 보유 포항제철 지분(6.85%, 6600만주)에 대해 주식예탁증서(DR)를 발행하기 위해 오는 22일까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신고서를 제출하고 28일경 프라이싱(Pricing 매각가설정) 작업을 완료할 예정이다.

이번 정부의 1인당 소유한도 조기폐지 방침은 이미 작년 말과 지난 6월 두번이나 해외DR 발행을 연기한 바 있어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상황에서 정부의 구조조정 실천의지를 대내외적으로 확인시켜야 한다는 명분론이 크게 작용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당초 포항제철의 1인당 3%의 소유한도는 지난 98년 7월 민영화계획에 따라 2001년말까지 완화할 방침이었다.

특히 현재 연중최저치 수준까지 떨어진 포항제철의 매수기반을 확대함으로써 주가반등을 유도하고 이에 따라 해외 DR발행의 성공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경제논리가 함께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포항제철은 최근 대우차문제로 증시대폭락 사태 이후 어제(19일) 7만5000원대의 연중최저치를 기록했다가 이날 1인당 소유한도 폐지안이 보도된 이후 3% 이상 오른 7만7500원에 마쳤다. 미국시장에서 v포철의 DR값은 20달러대에서 하락, 어제 18.44달러를 급락한 바 있다.

DR의 발행 주체인 산업은행도 연말이나 내년 이후 철강경기의 둔화로 현재의 주가보다 나으리 없을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이번에 발행하되 가격위험을 줄이는 방안을 건의했을 것으로 관련업계는 보고 있다.

이와 관련 LG투자증권 리서치 센터의 이은영 철강담당 애너리스트는 ▲ 최근 포철의 해외DR 발행을 앞두고 급락한 주가를 부양하고 ▲ DR 발행을 성공적으로 마치기 위한 것으로 해석하면서 해외DR 발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 DR의 추가발행에 따른 물량부담을 완화하고 ▲ DR 발행 이후 한 달 이내 외국인의 종목투자한도(30%)가 폐지돼 포철의 DR프리미엄이 더 이상 존재할 수 없게 된다는 점을 충분히 고려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영 애널리스트는 “포항제철의 1인당 소유한도 폐지안이 당초 내년말에서 1년여가량 앞당겨진다는 점에서 포항제철의 주가와 DR발행 성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두번에 걸친 연기와 취소로 아직 해외투자가들의 의심이 풀리지 않고 있지만 프라이싱 작업 전에 결정된다면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유입돼 해외DR값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이은영 애널리스트는 “최근 세계철강업계에서 수급안정을 위한 논의가 있어 이 부분이 가시화되면 포철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포항제철의 올해 매출액은 11조8000억원, 영업이익은 2조2900억원, 순이익은 2조83억원, 주당순이익(EPS)는 20만815원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한편 철강업계에서는 1인당 소유한도나 종목당 투자한도가 폐지된다면 향후 포항제철에 대한 인수합병(M&A) 논의도 활발해 질 것이며 이에 대한 포항제철의 경영권 방어와 관련된 문제가 제기될 것이라는 성급한 예측도 나오고 있다.

이기석 <동아닷컴 기자> dong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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