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유도]최용신 "강적 눕히느라 너무 힘썼나"

입력 2000-09-18 23:03수정 2009-09-22 04:26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꼭 해낼 줄 알았는데….”

최창규 육군종합군수학교 교수(50)는 18일 하루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유도 남자 73kg급에 출전한 막내아들(최용신)을 응원하기 위해 17일 시드니에 온 그는 경기 하루전이라 아들과 통화를 못했다가 경기 당일인 18일 아침에서야 아들을 잠깐 볼 수 있었다.

“아버지, 오늘 한국의 첫 금메달을 꼭 따낼게요.” 아들은 짧게 한마디만 하고는 라커룸으로 사라졌다.

이날 아들은 아버지와의 약속대로 99세계선수권 우승자인 페드로 지미(미국)를 꺾은 데 이어 97세계선수권 우승자로 세계최강인 나카무라 겐조(일본)를 연파하며 승자 4강전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했다.

국내 보도진은 물론 외신기자들은 금메달이 확실하다고 보고 준비되지 않은 최용신의 프로필을 확보하느라 비상이 걸렸다. 그만큼 그는 철저히 무명이었다.

그러나 아버지는 기쁨보다 걱정이 앞섰다. 아들 용신이 기술은 다양하나 체력이 달리는 편인데 아침에 죽만 먹은 채 점심 저녁을 걸렀다는 얘기를 들은 것.

이윽고 브라질의 카밀로 티아고와의 승자 4강전. 최용신이 날렵한 공격으로 효과를 먼저 얻었다. 그러나 그는 2분만에 상대의 발뒤축걸기 한판에 무너졌다. 체력이 더 떨어지기 전에 승부를 마무리하려고 서두르다 상대의 역기술에 걸린 것.

최용신은 3위 결정전에서도 상대에 한판패를 허용하고 말았다. 치솟았던 주변의 기대가 와르르 무너졌다.

최용신이 힘없이 걸어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던 아버지가 입을 뗐다. “단지 4년 후로 미룬 것 뿐이야.”

<시드니〓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