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박스오피스]'공동경비구역JSA' 싹쓸이 한판승

  • 입력 2000년 9월 18일 19시 33분


스포츠에 빗대어 말하면 지난 주 극장가는 '공동경비구역JSA'의 '싹쓸이 한판승'이나 다름없었다.

추석시즌부터 시작된 '공동경비구역JSA'의 흥행몰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가속도가 붙어 이번 주엔 각종 신기록 수립으로 이어졌다. 일일 최다 관객동원(9만 명), 연휴 최다 관객동원(41만5천 명)에 이어 일주일 최다 관객동원(50만 명), 최단 기간 50만 돌파 기록 등 '공동경비구역JSA'가 이뤄낸 흥행 신기록은 수두룩하다.

당초 36개관 43개 스크린에서 개봉됐던 이 영화는 현재 37개관 55개 스크린으로 스크린 수를 크게 늘렸으며, 관객들의 '입 소문' 덕분에 흥행 추이도 크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현재(9월17일)까지 이 영화가 거둬들인 흥행 스코어는 서울에서만 72만6천 명, 전국 155만 명. <쉬리>가 개봉 5일만에 서울 22만 명, 전국 50만 명의 관객동원을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공동경비구역JSA'의 기록은 실로 놀랍다.

<쉬리>가 개봉 3일만에 10만 명, 개봉 11일만에 50만 명의 관객동원을 기록했던 데 반해 '공동경비구역JSA'는 개봉 2일만에 10만 명, 개봉 7일만에 50만 명의 관객동원을 성큼 기록했기 때문이다.

제작사인 명필름 측은 "이 추세대로 간다면 이번 주말 안에 서울 100만 관객 돌파는 무난할 것"이라며 "이것은 22일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한 <쉬리>의 흥행 추이보다 훨씬 빠른 속도"라고 강조했다.

명필름의 예측대로 '공동경비구역JSA'가 개봉 14일만에 서울 100만 관객을 동원한다면 한국영화사상 가장 단시일 내에 서울 100만 관객을 돌파하는 것이 된다.

'공동경비구역JSA'의 '무자비한' 흥행몰이 덕분에 나머지 개봉작들은 모두 흥행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림처럼 예쁜 화면, 이루어질 수 없는 슬픈 사랑 이야기로 젊은 관객들을 유혹했던 이현승 감독의 <시월애>는 추석 연휴 동안 서울에서만 12만 명, 전국 35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으며 현재까지 서울 20만, 전국 45만 명의 관객동원을 기록중이다.

패럴리 형제의 '화장실 유머'와 짐 캐리의 자아분열 연기로 화제를 모았던 <미, 마이셀프 앤드 아이린> 역시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저조한 흥행수치를 기록했다. <미, 마이셀프 앤드 아이린>은 현재까지 서울에서만 약 6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채 흥행에 주춤한 상태.

이에 반해 추석 연휴보다 한 주 일찍 개봉되어 나란히 흥행 1, 2위를 차지했던 <할로우맨>과 <아이즈 와이드 셧>은 각각 35만, 25만 명의 관객동원을 기록하며 무난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매튜 매커너히 주연의 잠수함 영화 역시 서울 22만, 전국 53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평균적인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중.

여름 시즌 막바지 흥행전선에 가세했던 <엑스맨>과 <와호장룡>은 아직까지 간판을 내리지 않은 채 마지막 관객몰이에 여념이 없다. 8월12일 개봉된 <엑스맨>은 현재까지 서울에서만 51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으며, 8월19일 개봉된 <와호장룡>은 서울 45만 명, 전국 9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순조로운 흥행을 보이고 있다.

상반기 한국영화의 흥행 부진으로 스크린쿼터 일수를 제대로 채우지 못했던 극장 관계자들은 적게는 1달, 많게는 2달까지 '공동경비구역JSA'의 장기 상영을 약속한 상태여서 당분간 이 영화의 흥행몰이는 계속될 전망이다.

현재 영화관계자들은 '공동경비구역JSA'가 전국 580만 명의 관객동원을 기록한 <쉬리>의 흥행수치를 뛰어넘을 수 있을 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중이다.

2000년 한국영화 평균 관객 점유율은 '공동경비구역 JSA' 덕분에 작년과 비슷한 수준인 40%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황희연 <동아닷컴 기자> benot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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