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소설 '태백산맥' 테마공원 논란

  • 입력 2000년 9월 7일 00시 19분


전남 보성군 벌교읍 등지에 조성될 ‘소설 태백산맥 테마공원’을 둘러싸고 보성군과 지역 우익단체가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보성군은 ‘문학의 고장’임을 알릴 수 있고 관광수입 증대를 위해 테마공원을 조성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지역단체는 소설의 내용이 왜곡됐다며 건립에 반대하고 있다. 군은 남해안 관광벨트사업과 연계해 국비와 군비 등 95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2005년까지 소설의 무대인 벌교읍 홍교 부용산 등지에 문학관 음악당 관광안내소 등 테마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군은 올해 테마공원 관광안내판 예산 5000만원과 내년에 ‘태백산맥 문학비’ 건립비로 3000만원을 확보했다.

그러나 보성군문화원, 재향군인회 보성지회 등 지역단체들은 “태백산맥은 극단적인 인물설정으로 좌익인물이 미화되고 우익인물은 패륜아로 그려지는 등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지난달 말 각계에 진정서를 보내는 등 공원 조성 반대운동을 벌이고 있다.

김정순(金晶淳)보성군문화원장은 “역사적으로 볼 때 당시 좌익세력의 주무대는 보성이 아니라 여순반란사건의 진원지인 순천이나 구례지역”이라며 “군이 문학비 건립 등 공원조성사업을 강행할 경우 대규모 반대시위를 벌일 방침”이라고 말했다.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이미 올해와 내년 사업비가 책정된 만큼 사업을 늦출 수 없다”며 “일부 단체가 문제를 제기한 만큼 주민 전체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금명간 주민공청회를 열어 사업계획을 최종 확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보성〓정승호기자>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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