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남자도 골다공증 걸린다

  • 입력 2000년 9월 5일 19시 36분


여성질환으로 알려진 골다공증. 그러나 최근 남성 골다공증에 의한 골절 위험도는 50세 남성의 13%에 이르고 있다.

세계적으로 골다공증으로 인한 대퇴부 골절이 166만건인데 이중 30%가 남성이며 2025년에는 남성에게만 120만건의 대퇴부 골절이 예상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특히 대퇴부 골절 뒤에는 활동량이 많은 남성의 사망률이 더 높다.

◇남성 골다공증

남성은 여성보다 최대 골량이 많고 뼈의 크기도 더 크다. 연령에 따른 뼈의 소실도 남성이 여성보다 적다. 여성의 골소실은 폐경기 이후 4∼8년간 급격히 진행한 뒤 완만해지는 것과는 달리 남성은 나이에 비례해 골소실이 서서히 진행한다.

남성은 여성보다 5∼10년 늦은 연령에서 고관절 골절의 빈도가 증가하기 시작한다. 미국의 경우 65세 이상 남성의 고관절 골절의 빈도는 여성의 절반. 그러나 최근 세계적으로 노인 인구가 증가하면서 남성의 고관절 골절의 수는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남녀 할 것 없이 35세부터 뼈 밀도가 감소하기 시작한다. 여성의 경우 폐경기가 되면 칼슘이 뼈 속으로 들어가도록 돕는 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 치수가 급격히 떨어져 뼈 밀도가 매우 빠르게 감소한다. 반면 남자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수치의 감소가 매우 완만해 뼈 밀도 감소도 여성에 비해 느리다.

강한 뼈를 갖는 남자는 나이가 들어도 골다공증에 잘 걸리지 않지만 사춘기가 늦고 칼슘과 비타민D가 적은 식사를 하거나 운동이 부족했던 소년은 뼈 밀도 최고치가 낮아 몇 십년 후에는 골다공증 위험성이 높다.

◇원인과 진단

골다공증의 원인중 비타민D의 활동을 규제하는 유전인자가 80%를 차지한다. 흑인보다 코카사스인들에게 골다공증이 흔한 이유도 이 때문. 그 밖의 원인은 낮은 테스토스테론 흡연 과음 운동부족 등이다. 특히 남성 골다공증의 절반 이상은 원인이 확실하다.

골다공증 진단은 서로 다른 에너지를 갖는 두 개의 광선을 척추 엉덩이 등에 투과시켜 뼈 속의 광물질의 양을 측정하는 ‘DEXA법’이 일반적이다.

유럽에서는 뼈 밀도 측정에 초음파 기술이 흔히 사용된다. 10초간 발 뒤꿈치에 초음파를 쏘는 기구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았다.

◇치료와 예방

식이요법과 운동이 예방과 치료의 기본. 뼈와 근육은 사용하면 할수록 강화되기 때문. 특히 충격이 뼈를 강하게 하므로 걷기 조깅 자건거타기 체조 등 체중부하 운동과 저항운동이 골다공증에 대처하는 가장 최선의 방법이다.

하루 30분 이상 운동하는 남성은 심장이 강해질 뿐만 아니라 뼈도 튼튼하다. 흡연과 과음은 뼈 건강을 해친다. 특히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골절 위험이 2,3배 높다.

골밀도가 최고조에 달하는 시기와 골밀도가 감소하기 시작하는 시기에 칼슘을 풍부하게 섭취해야 한다. 25∼50세인 남성은 하루 1000㎎의 칼슘이 필요하며 나이가 들어도 최소한 1200㎎을 섭취해야 한다. 음식으로 칼슘을 섭취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칼슘이 든 영양제도 효과적이다.

생선 녹색 채소에 비타민D가 많다. 달걀노른자와 간도 비타민D가 풍부하지만 콜레스테롤과 지방이 많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칼슘과 비타민D는 골다공증 예방을 돕지만 나트륨과 단백질은 소변으로 많은 양의 칼슘을 배출시키는 등 골다공증을 촉진시키므로 짜게 먹거나단백질을 많이 섭취하는 것은 해롭다. 다량의 카페인도 골다공증을 촉진한다.

신장결석이 있는 사람은 칼슘을 피한다. 칼슘을 많이 섭취하면 고혈압 뇌졸중 위험을 줄이는데 도움이 되지만 칼슘이 많을 경우 전립선 암의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도움말〓울산대 서울중앙병원 내분비내과 송영기교수,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임승길교수)

<이호갑기자>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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