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시절]마약한 프로야구 초창기 선수들

  • 입력 2000년 8월 30일 15시 50분


프로야구 초창기에 대마초나 뽕을 한 선수가 몇명 있었다. 대부분 호기심에서 한 것이라 훈방됐지만 몇명은 상습적으로 복용해 문제가 되기도 했다. 마약을 한 뒤 숙소에서 한껏 기분에 취해 노래를 흥얼거리는 등 후배들에게 적잖은 피해를 주기도 했다.

프로야구와 마약에 얽힌 에피소드 하나를 소개하겠다. 개인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실명을 밝히지 않겠다.

삼성과 빙그레를 거친 모선수 등 3명은 프로야구 초창기 마약 복용 혐의로 대구에 있는 모 기관에 연행됐다. 설마 프로야구선수인데 마음대로 하겠는가라는 조그만 위안 때문에 그들은 거만한 자세로 조사를 받았다.

185cm 이상의 거구인 그들은 겨우 165cm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조사관이 만만하게 보여 대답도 고분고분하지 않고 대충 대충 넘어갔다. 그런데 느닷없이 그 조사관이 공중으로 뛰어오르더니 제일 덩치가 큰 선수에게 발로 가슴을 가격했다.

그 선수는 한방을 맞고 그자리에서 거품을 물고 기절을 하고 말았다. 그 다음부터 선수들은 겁에 질려 한마디로 빼놓지 않고 불어버렸다. 같이 뽕을 한 친구도 한사람 남김 없이 말했다. 이 사건 이후 이들은 배신자라는 딱지가 붙었지만 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는 변명을 했다. 이들은 혼쭐이 났지만 마약을 완전히 끊지 못해 뛰어난 야구 재능에도 불구하고 일찍 선수 생활을 마감해야 했다. 지금 이들은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며 해외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

이들 이외에 현재 아마야구팀 감독을 하고 있는 모 감독과 재일동포 장명부도 대마초를 피운 사건으로 곤혹을 치룬 바 있다. 장명부는 모 스포츠 신문 해설위원을 하던 91년에 입건돼 한국야구계를 떠났다.

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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