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 거래량 및 등락폭 연중 최저

  • 입력 2000년 8월 25일 17시 31분


외환딜러들의 거래자제 담합 영향으로 일중 외환거래량 및 변동폭이 연중최저치를 경신했다.

25일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전일종가보다 20전 낮은 1,113.90에 개장한뒤 한솔엠닷컴 잔여수요가 등장하며 10시40분 1,114.40으로 상승했다. 그러나 월말네고장세 기대감으로 시장분위기가 약세를 굳힌 상태에서 외국인주식순매수분 및 역외매도세가 출현하자 4시25분 1,113.90으로 반락한뒤 1,114.10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일중 등락폭은 50전에 불과, 지난 17일(60전)에 이어 또다시 연중최저치로 떨어졌다.

거래량도 금융결제원에서 체결된 현물환이 2억8770만달러에 그치는 등 97년12월 완전자유변동 환율제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대규모 수급요인이 등장하고 엔화 환율이 크게 변동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1114원 중심의 정체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외환딜러들이 정부당국의 시장간여를 핑계삼으며 거래자제 담합행위에 나섰다"면서 "정체국면에서 거래하기에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담합행위 동조세력이 상당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오늘과 같이 거래량 및 변동폭이 급감할 경우 외환당국이 시장활성화를 위해 모종의 조치를 취하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을 갖고 일종의 시위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솔직히 말하면 월말네고장세에서 매도공세를 펼치면서 환차익을 높이고 싶은데 한국은행이 방해하지 말아달라는 주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외환당국 관계자는 "최근 2개월간은 시장수급이 절묘한 조화를 이뤄 정체국면이 지속됐던 것이었을 뿐"이라면서 "쉽게 돈벌기가 어려워지는 상황이라면 한단계 차원높은 거래전략을 수립해야지 당국만을 탓하는 것은 치기에 가깝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예전에 일방적인 공급우위 수급상황속에서 환율안정을 위했던 조치가 비난의 빌미가 됐을지는 몰라도 최근 장세는 그야말로 시장자율 그자체"라면서 "당국도 시장 활력이 넘치기를 바라고 있는 시장참가자의 일원"이라고 말했다.

홍재문<동아닷컴 기자>j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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